성남큐브미술관서 3월 16일까지
멕시코 전통문화와 결합된 독창적 화풍
‘고품질의 모작’ 합리적 관람료로 감상
자화상 그리기 등 체험존 ‘색다른 재미’
‘최후의 만찬’ 속 예수와 유다의 모습이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로 형상화됐다. 그림 속 모습은 초현실적인 것을 넘어 제법 섬뜩하다. 식탁 중앙의 칼로를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해골이, 왼쪽에는 피 흘리는 리베라가 등장한다. 그의 커다란 손은 칼로의 어깨 위를 감싼 채 식탁 위에 놓여 있다. 리베라와 이혼한 시기 제작된 이 작품은 지난 1955년 구소련에서 사라진 지 65년 만에 발견된 칼로의 ‘상처 입은 식탁’(1940)이다.
멕시코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예술 세계를 다양한 각도로 조명한 레플리카(교육 및 체험 등의 목적으로 원작을 특수 복제한 재현 작품) 전시 ‘비바! 프리다 칼로’가 성남큐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성남문화재단이 주최한 이번 전시는 신체·정신적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칼로의 대표작 50여 점을 선보인다. 전 세계에서 공수한 고품질의 모작을 통해 원작의 감동을 합리적인 관람료로 즐길 수 있다.
프리다 칼로는 현실주의, 초현실주의, 상징주의를 멕시코 전통문화와 결합해 독창적이고 화려한 화풍을 만들어냈다. 그의 작품은 결코 굴곡진 인생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와 선천성 척추질병을 앓았으며 16세에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이후 30여 차례의 생사를 넘나든 수술, 남편인 리베라의 외도, 세 번의 유산과 불임 등 끊임없는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특히 칼로는 절망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굳센 의지를 보여줬다. 말년에 그린 정물화가 대표적이다. 서양의 전통적인 정물화인 ‘바니타스’는 주로 죽음을 상징하는 반면, 그는 역설적으로 이를 생명력 넘치는 화려한 색상으로 표현했다. 그리고선 제목을 이렇게 붙였다. ‘인생이여 만세’(Viva La Vida·1954). 사망 8일 전에 완성한 해당 작품은 단단한 겉과 연약한 속을 가진 수박을 통해 그의 삶을 은유한다.
이외에도 전시는 칼로의 주요 작품들을 생애와 작품 경향에 따라 초기·중기·말기로 나눠 소개한다. ‘가시 목걸이를 한 자화상’(1940)을 비롯해 리베라와의 결혼이 파경에 이르렀던 때 탄생한 ‘두 명의 프리다’(1939), 고통받는 자신의 몸을 그린 ‘부러진 척추’(1944) 등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칼로의 사진과 사망 전 10년간 작성했던 일기도 함께 전시한다.
관람객들이 직접 칼로가 돼 자유롭게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표현하는 체험존도 자리한다. 거울 보고 자화상 그리기, 프리다 칼로 머리 꽃무늬 장식 가면 만들기, 프리다 칼로 자화상 색칠하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해볼 수 있다. 관람료는 각각 성인 6천원·청소년 5천원·어린이 4천원이며, 전시는 오는 3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