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가운 나눔 실어, 이웃들과 정(情) 볶는 카페 사장님
“주변을 돕는 건 자영업자의 도리”
반항기 청소년·어르신 마음 ‘위로’
자선행사에도 남모르게 도움 손길

“자영업자로서 동네 이웃과 정을 나누는 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박관선(58)씨는 동네 청소년과 어르신들에게는 ‘흔한 카페 사장’이 아니다. 청소년들에게는 ‘마음씨 좋은 이모’, 어르신들에게는 ‘살가운 딸’ 같은 존재로 떠올려진다.
박씨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삶의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 같다”며 “그중에서도 예전엔 무심코 봐넘겼던 이웃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된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을 “자영업자로서 의무감이나 도리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박씨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은 청소년들에게 길잡이가 돼주고 있다. 반항기 가득한 아이들에게 그는 설교보다는 경험을 들려주고 따뜻한 보살핌을 보여준다. 가정형편이 불우한 아이들에게는 기꺼이 자비를 털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다만 아이들이 혹여 자신의 처지에 자존감을 잃지 않을까 하고 염려했다.
박씨는 “청소년들이 예민한 시기에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에 항상 주의한다”며 “그들의 시선에서 어려움과 문제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박씨의 선행은 외로운 어르신들의 마음도 위로해주고 있다. 동네에서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사는 어르신들은 그의 마음 씀씀이를 늘 칭찬한다. 박씨는 올겨울에도 직접 담근 김치를 들고 가가호호 방문해 마치 친정집을 찾은 듯 어르신들을 맞았다. 어르신들은 그가 잊지 않고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그저 고맙다고 입을 모은다.
박씨는 “소박하게나마 음식을 마련해 어르신 댁을 찾아 뵙는 게 즐겁고 오히려 힘을 얻는 시간이 되고 있다”며 “그냥 친정 부모님을 만나듯 자연스러운 일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박씨는 청소년·어르신 챙기기뿐 아니라 동네의 크고 작은 자선행사에도 남모르게 도움을 이어오고 있다. 자선단체에서도 최근 몇 년간 불경기 여파로 대형 카페 체인마저 문을 닫는 상황에서 동네 카페 업주가 이처럼 매번 기부에 동참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봤다.
박씨는 “힘들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많은 이웃의 도움 덕에 이렇게 가게를 유지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이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건 당연한 일이며 바람이 있다면 이 보답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