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타자’ 선정부턴 주민 제안 방식 검토 거론

명확하게 정해지진 않아…정국 시계도 멈춰

불안감 확산 속 이주대책 이견에 거센 반발도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추진중인 군포 산본신도시 전경. /경인일보DB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추진중인 군포 산본신도시 전경. /경인일보DB

현 정부의 역점 사업인 1기 신도시 재정비와 관련 선도지구 선정 단지(2024년 12월20일자 6면 보도)들은 물론 ‘2번 타자’ 선정을 기다리고 있는 단지들도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탄핵 정국에 “재정비사업 불안”… 인파 몰린 산본신도시 선도지구 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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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없이 구름 인파가 모여들었다. 대회의실에 미리 마련된 의자는 7시가 되기 전 이미 가득 차, 다수의 주민들은 선 채로 설명을 들어야 했다. 질의응답이 시작되자마자 불안감이 고스란히 묻어난 질문이 제기됐다. 이날 주민설명회엔 그간 군포시 등이 진행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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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지구 선정 후 그 다음 재정비 방안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은 데다 정국 시계마저 멈췄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선도지구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공모 없이 주민 제안 방식으로 연차별 정비 물량 내에서 승인해나가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각 지자체가 올 상반기까지 구역별 정비계획 수립 시기를 단계적으로 제시하는 등 순차 정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점도 부연했다.

당초 군포시는 지난해 산본신도시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2025년 정비 물량은 4천400가구, 2026년 물량은 2천200가구 정도로 예정한 바 있다.

선도지구 선정에선 고배를 마셨지만 재건축이 절실한 노후단지 입주민들은 앞으로의 재정비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선도지구 선정 구역에 대한 진행 계획 등만 중점적으로 언급되고 설명회 역시 선도지구 단지를 중심으로 열리는 추세다.

한 노후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구역별 정비 시기를 제시한다고 했으니 기다리고 있지만 정국이 혼란해 잘 될 지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일선 지자체도 속앓이 중인 모양새다. 군포시는 “정부가 앞으로 재건축을 희망하는 단지들이 신청하면 정해진 물량 내에서 승인하는 주민 제안 방식을 검토하겠다고는 했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지침이 분명하게 내려온 건 없다”고 했다.

주민들의 불안감은 최근 시의회가 임시회를 열어 채택하려던 산본 이주주택 공급 계획 재검토 촉구 결의안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군포 당정동 공업지역 내 한국토지주택공사 보유 부지를 산본·평촌 재정비 이주주택 공급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시의회는 당정동 공업지역이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곳으로 거듭나야 함에도 주택 공급용으로 활용되면 본래의 사업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를 결의안에 담아 채택하려고 했지만 산본 주민들의 반발에 보류했다.

이주 대책 마련에 차질이 빚어지면 자칫 앞으로의 정비 물량이 축소 조정되는 등 추후 재정비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한 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이주 주택 공급을 반대하는 게 아닌, 내실 있는 이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결의안을 준비한 것이다. 그러나 재정비와 관련해 염려가 큰 주민들과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숙의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