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규모 당초 지난해 6월 입찰 예정
성남도개공 박민우 사장 5위권 밀어부쳐
대금지급도 특정 방식·반대 부딪쳐 중단
환경영향평가 착오로 장기 지체 ‘설상가상’
유착설도···사실 규명·책임론 목소리
환경영향평가 착오로 사업이 장기간 지체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2024년 12월 3일자 8면 보도)하고 있는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과 관련, 이번에는 100억원 규모의 토목설계업체 선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례적으로 성남마이스PFV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 박민우 사장이 업체를 제한하고 계약도 특정 방식을 밀어붙이려다 민간참여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토목설계 자체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 업체 배제 및 유착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백현마이스 난맥상이 반복되고 있어 성남시가 진위 여부 확인 및 사업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19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와 민간참여사인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이 설립한 백현마이스 시행사인 성남마이스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하 PFV)는 지난해 5월 ‘토목 공사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업체 선정 방식’과 관련한 이사회를 가졌다.
경인일보가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쟁점은 방식을 지명경쟁으로 하기로 하면서 그 범위를 도급순위 5위권으로 할 것인지 10위권으로 할 것인지였다. 민간참여사와 자산관리회사인 성남마이스AMC 측은 ‘누구를 찍는 것도 문제지만 누구를 빼는 것도 문제다. 오픈시켜놓고 입찰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10위권을 요구했지만 성남도개공 박민우 사장은 ‘A업체에 문제가 있는 만큼 배제시켜야 한다. 5위권으로 하자’고 밀어붙였다. A업체는 도급순위 6위 업체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이사회에서는 토목설계업체 대금지급 방법이 문제가 됐다. 민간참여사들이 현재 PFV자금이 부족한 만큼 토목설계비용 100억원 중 30억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70억원은 2025년 PF대출시 지급하자는 안건을 올렸는데, 박민우 사장이 비용을 전액 확보한 뒤 용역을 해야 한다고 반대하면서 부결됐다.
이처럼 업체 선정 방식 등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당초 지난해 6월 예정됐던 입찰 공고는 해를 넘겨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와중에 박민우 사장이 지난달 8일 PFV 대표이사에서 사퇴했지만 후임 미결정을 이유로 여전히 자리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토목설계가 중단된 상태다.
백현마이스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착오 문제로 1년여가 지체되고 있다. 여기에다 토목설계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사업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고 성남시의회를 비롯한 곳곳에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성남도개공 안팎에서는 박민우 사장의 ‘A업체 배제·5위권’ 등을 놓고 의혹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토목업체 입찰조건은 중지를 모아 공정하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특정업체와의 유착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업체를 제한하고 대금지급을 통상적인 방식으로 하지 않는 것은 공정성, 형평성 등에 어긋나는 것이다. 업체를 제한하지 말고 대금 지급도 30% 계약금 방식으로 해서 사업을 빨리 진행할 것을 성남도개공에 지시한 상태”라고 밝혔다.
성남도개공 박민우 사장은 “심도 있는 평가 및 실적이 우수한 업체 지명을 통해 원활한 사업과 과업수행간 위험요소를 최소화할 필요에 따라 PFV이사 만장일치로 5위권으로 결의했고, 백현마이스 사업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유착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