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공사비 500억여원, 착공 일정 ‘변수’

 

현대건설과 2029년 개원 목표 계약

건립 급물살 탔지만 재원부담 관건

시의회는 추가 재정지출 난색 표명

시흥배곧신도시 서울대병원 조감도. 오는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지난달 30일 현대건설과 서울대병원간 우선시공분 계약을 체결하고, 착공 준비에 들어갔다. /시흥시 제공
시흥배곧신도시 서울대병원 조감도. 오는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지난달 30일 현대건설과 서울대병원간 우선시공분 계약을 체결하고, 착공 준비에 들어갔다. /시흥시 제공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서울대병원 개발 호재를 업고 한때 3.3㎡당 3천만~4천만원을 호가하던 시흥 배곧신도시 집값이 3년여 만에 반토막 가까이 급락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반적인 하락세를 감안하더라도 2021년 명품신도시로 각광받으며 전국 집값 상승률 2위를 찍었던 배곧신도시에 드리워진 먹구름은 예사롭지 않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시각으로 서울대병원 건립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흥시는 지난달 30일 (가칭)시흥배곧 서울대병원 건립공사의 우선시공분에 대해 서울대병원과 현대건설 간 공사계약이 체결됐고, 오는 2029년 개원 예정으로 본격적인 착공 준비에 들어갔다고 20일 밝혔다.

총 800병상 규모의 시흥배곧 서울대학교병원 건립 사업은 2019년 5월 병원 설립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2021년 4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며 본격 추진됐다. 2022년 3월 시흥 배곧서울대병원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입찰공고를 추진했으나 국내외 원자재 가격상승 경제상황으로 인해 시공사 입찰이 유찰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3년 9월 물가 변동분 570억원을 증액 반영, 기존 사업비가 5천312억원에서 5천882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3월 수의계약 전환을 통해 같은해 11월 현대건설과 우선시공분 가격협상을 완료했다. 마침내 이번 공사 계약체결을 통해 착공 준비에 돌입하면서 병원 건립 사업이 첫걸음을 뗐다.

사실 그동안 지방선거와 총선때마다 시흥지역 모든 후보들이 배곧 서울대병원 유치 공약을 내세우며 표심을 흔들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배곧 주민들은 물론 시흥시민 모두가 “선거 때만 지나면 이슈가 사라진다. 서울대병원 건립이 도대체 언제 확정되냐? 더이상 희망고문하지 말라”는 등의 반발 목소리가 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6월 뜻밖의 대호재가 터졌다. 인천 송도와 함께 시흥배곧일대가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특화단지로 유치가 확정되면서 서울대병원 건립 추진 일정도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늘어난 공사비 570억원의 재원부담이 문제로 불거졌다.

서울대병원측은 시에 증액 공사비 500억여원의 부담을 요구했다.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서울대병원의 운영적자가 2천500억원 이상 늘어난 상황에서 현실적인 추진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이 같은 상황을 알리고 시의회를 설득하고 있으나 2천억원의 지방채 발행을 이미 승인한 상황에서 추가 재정지출 여력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진퇴양난이다.

이와 관련 임병택 시장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시의회의 지적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의 핵심 요인이 서울대병원 건립과 서울대 시흥캠퍼스 바이오연구센터인 만큼 총 공사비의 10%이내인 500억원의 증액공사비 부담 요구에 대해 타 지자체 선례가 있는 만큼 전향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인/김성규기자 seong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