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다 빠른 손, 펄떡이는 새벽을 열다
널려있는 백조기·홍어·아귀… 5시30분 덕담과 함께 시작된 경매
손짓 몇번에 갈라진 “낙”… 불법조업 등 위협 대신 매년 활기 띠길

2일 바닷가 차가운 새벽 공기로 채워진 인천시 중구 수협중앙회 인천공판장 안에는 올해 첫 경매를 기다리는 다양한 어종들이 즐비하다.

일찍 일어나 부스스한 듯 보이는 소도매인들과 공판장 작업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새해 덕담을 나누며 차디찬 새벽 공기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인천 각지에서 온 상인들이 빠른 손놀림과 예리한 눈으로 생선들의 상태를 살피며 새해 첫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오전 5시 30분이 되자 경매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와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모두가 풍족한 한 해를 보내길 바랍니다”라는 경매사의 힘찬 인사로 을사년(乙巳年) 첫 경매가 시작되었다.

경매사를 중심으로 좌우로 둘러싼 도소매인들 앞에는 서해에서 잡아올린 백조기와 농어, 홍어, 아귀 등의 싱싱한 어종들이 경매장 바닥을 채우고 있다.

경매사 특유의 외침을 시작으로 소도매인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기 시작 한다. 두터운 외투 속에 있던 손가락이 모양을 바꿔가며 호가를 가리키고 특유의 추임새가 섞인 숫자를 외치기를 반복하더니 순식간에 낙찰되었고 떨어진 소도매인들은 아쉬운 탄성을 자아낸다.

새해 첫 인천공판장 경매는 시작 30여분 만에 끝나며 아귀 1상자에 10만~13만원과 백조기 1상자 7만원대, 홍어 암컷은 1㎏당 8천~1만원에 판매되었다.
경매를 마친 각종 수산물들은 작업자들의 빠른 손놀림으로 대기하고 있던 화물차에 실려 신선함을 유지하며 새벽 첫 배송을 시작으로 활기찬 새해를 시작한다.

해마다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등으로 수산자원이 위협받고 있지만 우리모두의 관심으로 을사년(乙巳年) 첫 경매의 활기찬 모습이 매년 이어지길 소망해 본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