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말 K리그 종료 후 열린 시상식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무고사는 웃지 못했다. 팀의 최하위(12위) 추락과 창단 첫 K리그2 강등을 막지 못한 자책감 때문이었다.
무고사는 자타가 인정하는 K리그 최고 골잡이다. 2018시즌 인천에 입단한 그는 7시즌 동안 176경기에서 86골, 1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이며 지난 시즌에도 전 경기(38경기)에 출전해 15골·1어시스트를 쌓았다.
2012시즌 K리그 승강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강등팀에서 배출된 득점왕이기도 했던 무고사는 당시 “타이틀과 팀의 잔류를 바꿀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고 싶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던 바 있다.
이후 약 2개월 만에 인천 유나이티드의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알파인골프리조트에서 무고사를 만났다.
무고사는 팀의 전지훈련 분위기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새로운 얼굴들도 많이 보이고, 기존 베테랑 선수들과 신인 선수의 조화가 잘 이뤄진 상태에서 훈련하고 있다”며 “새로운 선수들의 적응을 돕고 있는데, 잘 따라주고 있고 적응도 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윤정환 감독에 대해서도 무고사는 “감독님이 공격적 축구를 요구한다. 골을 많이 넣어서 1부로 복귀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리그 최고의 감독께서 많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무고사는 팀의 역대 첫 2부리그 시즌을 앞둔 현재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다고 했다.
“2부리그라고 해서 훈련이 크게 달라지거나 하는 것은 없어요. 어쨌든 처음이기 때문에 잘 적응해야 하는 게 관건이며, 정보가 많지 않고 상대 팀들도 수비적으로 플레이하는 경향이 있어서 준비를 잘해야 할 거 같습니다.”
무고사의 2025시즌 목표는 “팀의 1부 승격”이라며 “개인적 목표 또한 가능한 골을 많이 넣어서 팀의 승격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무고사는 인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걸로도 유명하다. 팀이 2부로 강등하면서 무고사에게도 1부 몇 팀에서 영입 제안이 있었다고 한다.
“인천은 저에게 제2의 고향이고, 인천 유나이티드 클럽 또한 제게 의미가 매우 큰 곳입니다. 클럽과 도시, 팬이 너무 특별하기 때문에 가족들도 인천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요. 타 팀에서 제의가 있었지만 지난 시즌 결과에 대한 책임감도 느꼈고, 인천의 1부 승격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저의 심장은 인천에 있습니다.”
무고사는 끝으로 팬들에게 “수원 삼성 등의 예를 봤을 때도 그렇고, 1부 승격이 쉬운 일은 아니다”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팬들과 선수단이 함께 노력해서 승격을 이뤄내자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국 치앙마이/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