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하면 생각나는 풍경 가운데 ‘한복’을 빼놓을 수 없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세배를 주고받으며 덕담을 나누는 모습은 언제 떠올려도 정겨운 모습이다. 온 가족이 모이는 민족의 대명절, 오랜만에 차려입은 한복을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면 가까운 명소를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조선시대 마을, 왕이 머물던 행궁, 세련된 한옥마을 등 한복과 잘 어울리는 배경들이 경기도 곳곳에 있다.

경기광주한옥마을 /경기관광공사 제공
경기광주한옥마을 /경기관광공사 제공

광주 남한산성 행궁 & 경기광주한옥마을

남한산성 내 왕의 거처였던 남한산성 행궁은 유사시 후방의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한양의 궁궐을 대신할 피난처로 사용하기 위해 인조 4년에 건립됐다. 병자호란이 발발하며 인조는 이곳에서 40여 일을 항전했고, 이후 숙종, 영조, 정조 등이 여주 능행길에 이용했다. 웅장한 정문 한남루와 왕의 생활공간이었던 내행전은 물론, 곳곳의 고풍스러운 문과 담장이 모두 한복사진을 촬영하기에 좋다.

경기광주한옥마을은 한옥스테이와 스튜디오, 문화체험과 세미나시설을 갖춘 고품격 웰니스를 지향하는 한옥문화 플랫폼이다. 수려한 자연 속에 한옥은 물론 나무와 꽃 등 이곳의 모든 소품이 한국 고유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어 어느 곳을 선택해도 한복과 잘 어울린다. 개울 옆 ‘cafe새오개길 39’에서는 베이커리와 수제 국산차를 즐길 수 있으며, 손님이 원하면 인공눈을 뿌려주는 ‘렛잇스노우 포토존’을 운영해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포아트빌리지 /경기관광공사 제공
김포아트빌리지 /경기관광공사 제공

김포아트빌리지 & 덕포진한옥마을

북촌과 을지로가 재개발되면서 한옥을 이축한 곳이 샘재한옥마을이었다. 이 마을이 김포한강신도시 지구에 편입되면서 해체 위기를 맞이했을 때 리모델링을 통한 문화자산 재활용 목적으로 탄생한 새로운 복합문화관광공간이 바로 김포아트빌리지이다. 이곳은 한옥 17채, 창작스튜디오 5개, 김포미디어아트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카페와 사진관, 독립서점, 공방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전통미와 아트센터의 현대적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이곳 전체가 한복과 잘 어울리는 포토스팟이다.

대곶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덕포진한옥마을은 전통 가옥 보존이나 문화관광을 위해 조성한 곳이 아닌, 실제 주민들이 한옥을 짓고 거주하는 곳이다. 세련된 한옥 사이를 여유 있게 산책하다 보면 마치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특별한 한복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지만, 주민들의 생활공간인 만큼 여행 매너가 반드시 필요하다.

용인 한국민속촌 /경기관광공사 제공
용인 한국민속촌 /경기관광공사 제공

용인 한국민속촌

한국민속촌은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복원한 조선시대 마을 전체가 촬영 포인트이다. 또 곳곳에서 만나는 체험형 전시와 공연에 참여해 특별한 사진도 남길 수 있다. 상가마을에서 내삼문을 지나 민속마을로 접어들면 각 지방의 전통 농가와 양반가를 거닐며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공연장 위쪽 관아에서 동헌 가운데 있는 현령 자리에 앉아 보거나 형틀에 누워 곤장을 맞는 장면을 재현해 보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한복은 입구 상가마을에서 빌려 입을 수 있다.

다채로운 전통공연도 한국민속촌의 매력이다. 조선마을 사람들의 신나는 환영인사 ‘어서오시오’, 아름답고 흥겨운 전통가무 ‘풍물한가락’과 ‘우리가락 좋을씨고’, 여러 지방의 경쾌한 장단에 버나놀음과 상모돌리기를 합친 ‘삼도판굿’ 등 신명나는 공연이 이어진다. 특히 한국민속촌에서는 긴 설 연휴를 맞아 할인도 진행한다고 하니 한국민속촌 홈페이지나 경기관광 플랫폼에서 확인해보자.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