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인하대역 1.5㎞ 구간 조성

보존 철로·과거풍경 사진 감상

테마별 자연 생태, 탄소저감도

‘수인선바람길숲’ 역사 형태 쉼터. /미추홀구 제공
‘수인선바람길숲’ 역사 형태 쉼터. /미추홀구 제공

인천 미추홀구 수인분당선 숭의역에서 인하대역에 이르는 구간에 펼쳐진 도시 숲은 수백 명의 시민들이 탄 협궤열차가 달리던 곳이다. 협궤열차는 일제강점기인 1937년 7월 19일 개통돼 수원과 인천을 오갔다.

일제는 경기 이천·여주시의 쌀과 인천 소래포구에서 생산된 소금을 인천항을 통해 반출하기 위해 수인선을 완공하고 협궤열차를 운행했다. 물자 수탈 수단으로 탄생한 수인선은 이후 여객열차로 바뀌어 서민들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이 됐다.

‘꼬마열차’라고도 불리는 협궤열차는 열차의 크기가 작아 손님이 고개를 넘을 때는 손님들이 내려서 걷거나 열차를 밀기도 했다고 한다. 폭이 좁아 열차가 흔들릴 때는 맞은 편에 앉은 승객과 무릎이 닿기도 했다. 수십 년간 서민들의 발 역할을 하던 협궤열차는 이용객이 줄어 1995년 12월 31일 운행을 멈췄다.

미추홀구는 과거 수인선이 운행되던 시기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2020년 숭의역에서부터 인하대역에 이르는 1.5㎞ 구간에 ‘수인선 바람길숲’을 조성했다.

수인선 바람길숲에는 옛 철로가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철길 주변에는 과거의 풍경 사진으로 장식된 ‘기억의 벽’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시민들이 열차표를 사고 있는 모습, 줄을 서 열차를 기다리거나 떠나는 이를 배웅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숭의역 1번 출구 인근에서 철도 위를 달리는 협궤열차의 모습을 재현한 조형물도 볼 수 있다.

숭의역 인근 협궤열차 조형물. /미추홀구 제공
숭의역 인근 협궤열차 조형물. /미추홀구 제공

수인선 바람길숲에선 풍부한 생태자원도 만나볼 수 있다. 빗물습지에는 맹꽁이와 수크렁 등 동식물을 볼 수 있다. 생태숲에는 산나무, 조팝나무 등 여러 종류의 수목이 조성돼 있다.

또 하늘바람길, 열매의 정원, 단풍나무길, 도시생태숲, 꽃구름길, 수인선도시생태숲길, 물의정원 등 테마별로 구간이 나뉘어 있기도 하다.

수인선 바람길숲에 조성된 산나무, 단풍나무 등 여러 수목들은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탄소를 저감하고 있다. /미추홀구 제공
수인선 바람길숲에 조성된 산나무, 단풍나무 등 여러 수목들은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탄소를 저감하고 있다. /미추홀구 제공

수인선 바람길숲은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탄소를 저감하는 등 도시 숲의 기능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을 인정받아 2021년 산림청이 개최한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전국 최우수 도시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추홀구는 지역의 역사를 담은 이 길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 인주대로4번길 일대 1천10m 구간을 명예도로로 지정했다. 또 야간에도 수인선 바람길 숲을 즐길 수 있도록 경관조명과 보름달 포토존 등을 설치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