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月 58만7천원, 지난해와 같아
안전·교육비 등 일반어린이집보다
용품 가격 부담… 물가상승 걸림돌
급식·간식도 문제 생길라 노심초사
![12일 찾은 성남의 한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의 교실. 휠체어 등 장애 보호장구들이 어린이집 내부 한구석에 비치돼 있다. 2025.2.12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https://wimg.kyeongin.com/news/cms/2025/02/12/news-p.v1.20250212.0977eda06f1e4949bb97c8f3913a66f6_P1.webp)
12일 오전 11시께 찾은 성남시의 한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 등록 원아 30명이 모두 장애아로 구성된 이곳에선 10명의 특수교사가 아이들을 거의 1~2명씩 ‘전담 마크’해 보육한다. ‘들꽃반’ 내부에는 각자 자신의 이름표가 달린 휠체어에 앉은 두 아이 옆으로 특사교사 한 명이 앉아 수업 중이었다.
교사가 “이번엔 어떤 놀이를 해볼까”라며 아동의 이름을 부르자, 아이는 대답 대신 휠체어에 앉은 채 버튼을 누르면 불빛이 나오는 교보재를 가리켰다. 한 교사는 무게 중심을 못 잡아 걷기 어려워하는 한 아동의 등 뒤를 붙잡고 보조해 준 채 ‘작업치료실’로 안내했다.
점심시간인 정오가 되자, 교사들이 벽면에 배치된 알록달록한 휠체어와 보행 보조기 등 보호장구를 끌고 와 아동들을 태워 식사 준비를 마친다. 식판에 놓인 음식들을 교사가 소화할 수 있게 잘게 가위로 잘라 수저에 담아 아동들의 입에 넣어준다.
우뇌 손상으로 자신의 신체를 의지대로 통제할 수 없는 만 10세의 가영이(가명)부터 염색체 장애로 시청각이 퇴행한 이곳 최연소 만 3세의 두준이(가명)까지. 이곳 아동들은 대부분 2가지 이상의 복합 장애를 앓고 있다.
그러나 식사에 만족한 교사와 아동들의 표정과 달리, 그 모습을 지켜보는 어린이집 원장의 표정은 근심으로 가득하다. 정부가 어린이집 운영비인 ‘보육료’ 지원을 동결시키며 당장 운영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공개한 올해 영유아보육료 지원 단가를 보면, 장애아보육료는 아동 1인당 매월 58만7천원으로 지난해와 같다. 국공립으로 운영되는 장애 전문 어린이집은 전체 경비 중 80% 정도를 인건비로, 나머지 20%는 운영비인 보육료 명목으로 지원된다. 보육료 단가는 매년 임금 및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3~5% 정도씩 인상됐다.
일반 어린이집도 동일하게 동결됐지만 운영비로 급식과 노후시설 개선, 장애인 보호장구 교체와 치료 교보재 구입 등 인건비를 제외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장애아 전문 시설은 사정이 더 팍팍한 상황이다. 특히 어린이집 보육료가 동결된 반면 치솟은 장바구니 물가로 당장 아동들의 영양을 책임질 급식·간식 제공에 문제가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4년 이상된 시설 내부에 전반적인 보수가 필요한 실정이지만 급식비 비중이 커질수록 안전과 교육·치료에 필요한 비중은 줄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원장은 “복합장애를 앓는 이곳의 대부분 아이는 넘어지면 곧바로 골절이다. 바닥에 전부 까는 푹신한 안전 매트는 1년마다 교체해야 하고, 30명 중 절반인 15명 이상이 이용하는 휠체어와 스탠드는 개당 200만원 이상으로 장애 관련 장구와 시설의 가격 부담이 크다”며 “보육료 중 급식·간식비를 사용하고 남는 예산이 1천만원 남짓이다. 이마저도 동결됐으니, 올해 시설 보수를 필요한 대로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