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눈물 떨어진 그 곳, 별이 뜨기 전 사랑이 시작된다
799m 봉래산 정상, 국내 최상 관측 여건
탁트인 풍경 자랑, 영월읍 야경도 볼거리
‘밤밤곡곡 100선’ CF 명소·연인들 성지화
‘봉래산 명소화’ 진행, 차량 대신 셔틀로
전망타워·모노레일 등 천문도시 준비중
인근에는 ‘비운의 왕 단종’ 무덤 장릉 위치
유배지 청령포·관풍헌 등 문화유산 곳곳
미디어아트 체험관·라디오스타박물관도

해발 799m 영월을 대표하는 봉래산 정상에 오르면 이곳이 과연 하늘과 땅의 중간쯤 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우주의 신비에 빠져드는 특별한 장소.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애사를 간직한 충절의 고장 영월 8경 중 하나인 이곳 ‘별마로 천문대’에서 2025년 새해를 맞아 가족과 친구, 연인 등 지인들과 함께 특별하고도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 인스타 성지 영월 별마로천문대
인스타 성지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별마로천문대는 별마로 별과 마루(정상), 로(고요할 로)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이다.
2001년 대전에 이어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지방자치단체가 세운 시민 천문대로 해발 799.8m 봉래산 정산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름 800㎜ 주망원경을 갖추고 있다. 보조망원경 4대를 갖춘 슬라이딩 돔(보조관측실)에서 실제로 천체들을 관측할 수 있으며, 내부 실감형 콘텐츠를 통해 남녀노소 천문학을 좀 더 쉽고 즐겁게 접할 수 있다.
천체투영실에 설치돼 있는 투영기 오르페우스는 8.3m 돔 스크린에 9천500여개 가상의 별을 투영해 날씨에 상관없이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으며, 별자리 찾는 방법, 별자리 이야기 등의 재미있는 설명도 들을 수 있다. 3층 ‘크로노스의 지혜’ 전시관에서는 영월군이 소장하고 있는 천문학 유물과 오늘 자신의 별자리 운세 및 생일 별자리 신화도 알려준다.

■ 눈과 입이 달달한 별마로천문대
별마로천문대는 연간 관측 일수가 196일로 우리나라 평균 116일보다 80일이 많고 안개의 영향도 덜 받는다. 이 때문에 국내 최고 최상의 관측 여건을 갖춘 시민 천문대로도 불린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영월읍 풍경은 또 다른 볼거리이다. 맑은 하늘 아래에서 시내 곳곳에 펼쳐져 있는 다양한 건물을 바라보면 일상 속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도 평온해진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낮보다는 사방이 깜깜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한밤의 야경이 더욱더 아름답다.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이 땅으로 내려온 듯 수만 개의 조명이 수 놓은 한 밤이 볼만하다.
사방이 탁트인 유리벽으로 별도의 조명을 켜지 않아도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카페 799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이곳에서 시그니처 메뉴인 우빠별(우유에 빠진 별마로)과 초코별(초코에 빠진 별마로)을 마시며 감상하는 영월의 수려한 자연 경관도 큰 사랑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예전에는 천문대까지 승용차로 오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영월읍 하송리 시가지에 마련된 승강장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올라가야 한다.

■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감동
별마로천문대는 누구나 인생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인스타 성지로 꼽히고 있다. 배우 박은빈씨가 출연한 건강식품 CF에서는 별마로천문대를 “북적이는 일상을 벗어나 달려온 이곳은 나만의 힐링 스폿, 이곳을 채우는 건 오직 나와 우주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BMW도 영월 별마로천문대와 별 일주의 모습을 질주하는 차량의 모습에 담아 CF를 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별마로천문대의 인재 양성과 관광 활성화 성과를 인정해 각각 어린이 과학체험공간 확충 지원 사업과 스마트박물관·미술관 기반조성공모사업 대상지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아름다운 관광 명소를 소개하는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에 별마로천문대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 사계절 명품 관광지
별마로천문대는 지난해부터 봉래산 명소화 프로젝트에 따라 승용차 운행을 통제하고 셔틀버스로만 오를 수 있도록 했지만 한 해 동안 2만5천여명이 찾는 등 명품 관광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별마로천문대 방명록에는 “별마로천문대는 2012년 남자친구와의 첫 여행지였고, 2018년 그 남자친구로부터 프러포즈를 받은 곳”이라며 “정말 특별한 장소이기 때문에 2024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았다”는 후기도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워하는 별마로천문대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 낮과 밤, 매 시간마다 달라지는 모습이 별마로천문대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 국내 최대 우주·천문 도시로 비상
영월군에서는 별마로천문대가 자리하고 있는 봉래산에 전망타워, 전망돔, 모노레일 등을 갖추는 봉래산 명소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별마로천문대를 중심으로 한 봉래산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해 국내 최대의 우주·천문 도시로 비상하겠다는 계획이다.
별마로천문대와 금강정이 있는 봉래산과 영월읍을 하늘섶다리로 연결하고 청령포와 장릉, 선돌, 관풍헌 등 인근 관광명소까지 연결시켜 영월군을 야간 및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전망타워(H=55m·W=28m)와 모노레일(30인승 6대· L=1.65㎞·W= 2.5m), 동강보도교(L=264m·B=2m), 전망돔(모노레일 상부승강장), 금강공원(별빛정원·별빛로드), 스카이워크 등을 갖추고 영월 관광의 랜드마크로 계속 성장할 봉래산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진다.

■ 인근 가볼만한 곳
별마로천문대 인근에는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노산군으로 강봉돼 영월에서 죽임을 당한 비운의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무덤인 장릉(세계문화유산)도 자리하고 있다. 또 동강에 버려진 단종의 시신은 영월의 호장 엄흥도(嚴興道)가 몰래 수습해 지산 자락에 암장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등 충절의 도시 영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가 세조에 의해 피살되거나 절개를 지키던 사육신 등 열 명의 충신을 제향하기 위해 1685년에 건립된 창절사(창절서원)와 배를 타고 가야 하는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 관풍헌 등 단종과 관련된 문화유산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청령포 바로 옆에는 미디어 체험관과 창령사터 오백나한상의 3D 몰입형 미디어아트 영상, 과거 우리나라 산업을 선도한 폐광 지역의 관광 상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영월통합관광센터도 특별한 볼거리이다.
높이 70m의 입석으로 큰 칼로 암석을 쪼갠 듯한 모양의 선돌바위와 금강정원 내 라디오스타박물관 등도 영월읍내 별마로천문대와 함께 즐길만한 명소이다. 영월 봉래산 활공장에서 출발해 동강 둔치까지 패러글라이딩으로 내려오며 웅장하고 수려한 자연 경관도 감상할 수 있다.
/강원일보=오윤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