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위기 어촌… 경기도, 귀어 촉진 고군분투
2019~2023년 경기도 귀어인 수 74명
대부분 50대 이상에 40대 미만 ‘전무’
30대 이하 농부 2023년만 137명 대조
창업어가 멘토링·주택지원·교육 등
경기도, 안착 위해 다양한 정책 불구
이촌향도 현상·초기자본 탓에 ‘정체’
어촌 위기에도 수요 있다면 지속 예정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생성형 AI 미드저니 이미지 재가공](https://wimg.kyeongin.com/news/cms/2025/02/13/news-p.v1.20250213.b52ac69ec3724503814ca51a64d26541_P1.webp)
어촌 소멸 위기 속 경기도가 귀어 촉진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정작 귀어가구 증가세는 더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어촌에 활력을 더해줄 20~30대 청년들의 귀어는 전무해 경기도 어촌 유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2022년 수도권 최초 귀어학교를 개소하는 등 청년을 비롯한 귀어가구 늘리기에 나선 데 이어, 청년 귀어가구의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귀어인의 집’ 등의 사업을 전개 중이다. 4년차를 맞은 경기도 귀어학교가 올해 첫 교육생 모집을 14일까지 진행하는 가운데, 정부·경기도가 시도해온 여러 귀어정책들의 종합 진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https://wimg.kyeongin.com/news/cms/2025/02/13/news-p.v1.20250213.2fbfc5facd074d47b0ff2baeaad248f7_P2.webp)
# 정체 빚는 경기도 귀어인 증가세… 청년은 전무
가장 최신 통계인 2023년 귀농어·귀촌인 통계를 살펴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경기도 귀어인 수는 모두 74명이다. 2019년 19명, 2020년 10명, 2021년 15명, 2022년 16명, 2023년 14명으로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은 채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50대 이상이다.
지난 2023년 경기도 어촌으로 귀어한 14명 중 7명은 50대, 7명은 60대였다. 40세 미만은 최근 5년간 단 1명도 없었다. 귀농을 택한 30대 이하 청년 농부가 지난 2023년 한 해에만 137명 있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청년들에겐 진입 장벽이 더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경기도는 저출생과 고령화 등 인구소멸 문제와 더불어 이촌향도 현상, 1차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초기자본 등 높은 진입장벽 등 복합적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비단 경기도에서만 나타나는 모습은 아니다. 전국적으로도 청년층의 귀어 비율은 다른 연령층보다 매우 낮은 편이다.
귀어가구 정체 이면에는 복합적 원인이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 등으로 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농촌과 어촌 등을 떠나 도시로 향하는 이촌향도 현상, 힘들고 어렵다는 1차 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청년층이 귀어를 하기에는 어선 구매 등 초기장벽이 높다는 문제도 있다.
귀어를 결정한 경기도민들이 도에 그대로 남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점도 변수다. 2023년 귀어한 이들 중 직전에 경기도에서 거주했던 경우는 174명으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많다. 그런데 그 해 경기도 귀어인 수는 14명에 불과했다. 174명 중 92%인 160명은 다른 시·도로 이동한 것이다. 같은 해 전국 귀어인들 중 기존 거주지역에서 다른 시·도로 간 귀어인 비율은 67.2%, 시·도 내에서 이동한 귀어인은 32.8%였다. 경기도는 도민들의 관내 귀어 비율이 더 적은 편이었다.
이런 상황 속 정부는 물론, 경기도도 귀어 가구의 안착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창업 어가 멘토링, 귀어 창업 및 주택구매 지원, 청년 어촌 정착 지원을 위한 어업 경영비 지원 등을 진행해왔다. 경기도 역시 새내기 어업인들의 경기도 유입,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수도권에선 처음으로 귀어학교를 열어 지난해까지 3년째 진행한 게 대표적이다. 이와 더불어 민선 8기 주요 사업인 기회소득을 농어민에게도 적용하는데, 올해는 이를 더 확대한다.
![경기도가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귀어학교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정담회를 개최한 모습. /경기도 제공](https://wimg.kyeongin.com/news/cms/2025/02/13/news-p.v1.20250213.357a201ee76a4408824e0ae08ebf481e_P4.webp)
# 귀어 단절되면 경기도 어촌 사라질 가능성도
경기도에 귀어 활성화가 중요한 이유는 어촌 소멸 위기와 무관치 않다. 지난 2023년 경기도의 어업가구 수는 593가구, 어가 인구는 1천316명이다. 지난 2022년엔 614가구, 어가 인구는 1천407명이었다. 1년 새 21가구, 91명이 줄어드는 등 감소세다. 10년 전인 2013년만 해도 853가구, 2천433명이었다. 10년 새 가구 수도, 인구 수도 반토막난 것이다. 어촌 소멸 위기 속 귀어 가구마저 늘어나지 않으면 향후 경기도 어촌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경기도가 지난해 ‘경기도 귀어귀촌 지원 시행계획’을 수립하며 대책 마련에 나선 이유다. 단순 지원이 아닌, 수도권이라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게 특징이다. 귀어인들이 해당 산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안착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산시에 소재한 경기도 귀어학교 모습. /경기도 제공](https://wimg.kyeongin.com/news/cms/2025/02/13/news-p.v1.20250213.2f1263ce89e2416082aa25af90251ebe_P4.webp)
대표적인 사례가 수도권 최초로 개교한 경기도 귀어학교다. 전국 귀어학교는 경남과 충남 등 주로 비수도권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이런 점이 처음 어업에 도전하는 이들을 각 지역으로 유입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경기도는 지난 2022년 10월 수도권 최초로 귀어학교 문을 열었다. 귀어 희망자가 어촌에 머물면서 어업 기술교육 등을 받도록 교육해 어촌 신규 인력 정착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운영 3년간 경기도 귀어학교 졸업생 122명 중 30명이 어촌에 귀어하는 효과가 있었다. 귀어인들 중 다수는 화성, 안산 등 경기도에 귀어했다.
올해도 14일까지 귀어학교 교육생 17명을 모집해 다음 달 4일부터 4월 11일까지 6주간 안산시 소재 경기도 귀어학교와 실습 어가에서 1기 교육을 실시한다. 원하는 교육생에 한해 해양 레저·중장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화성시에 마련된 경기도 ‘귀어인의 집’ 내부 모습. /화성시 제공](https://wimg.kyeongin.com/news/cms/2025/02/13/news-p.v1.20250213.1a714c2cec7d4ff8953a25225705bcdf_P4.webp)
지난해 화성지역에 마련한 ‘귀어인의 집’도 수도권 특성을 고려한 지원책 중 하나다. 귀어귀촌 희망자가 어업이나 양식업 등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제공하는 임시거처인데, 수도권 어촌계의 경우 비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주택 마련 등에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추진됐다. 오는 18일까지 입주자를 모집하는데 화성 어촌지역으로 귀어할 예정이거나 어업을 개시한 이후 5년이 지나지 않은 귀어업인이 대상이다.
어촌 소멸 위기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사라지는 것들의 명맥을 잇는 것 역시 행정 영역의 일일 터다.
경기도는 수요가 있다면 관련 정책을 꾸준히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새내기 어업인들의 반응도 좋다. 지난해 말 귀어학교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경기도가 진행했던 정담회에서 한 수료생은 “어촌계의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라 귀어 후 일자리 등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귀어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화성시 백미리에 거주하는 귀어인들로 구성된 ‘도리도 귀어인 공동체’ 소속 어민들이 새꼬막을 채취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https://wimg.kyeongin.com/news/cms/2025/02/13/news-p.v1.20250213.c92b9a9ac9404bc6aa86ba67d2fa7594_P4.webp)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1월엔 전국 최초로 귀어인들로만 구성된 도리도 귀어인 공동체가 화성시로부터 자율관리어업공동체 승인을 받았다. 모두 화성시 백미리에 거주하는 해당 귀어인들 중 일부는 경기도 귀어학교 수료생들이다. 주로 새꼬막을 채취한다.
올해 귀어학교 운영 소식을 알리며 김성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장은 “귀어인들의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귀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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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정·강기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