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 이전, 시의회-집행부 갈등요인 부상

답변자로 지정, ‘대리인 답변’ 갈음 의지

시장 출석 답변 올 때까지 ‘정회’ 맞불

백경현 구리시장의 서울 편입에 대한 거듭된 의지 표명(2월12일자 8면 보도)으로 경기도의회와 남양주시의회에서 경기주택도시공사(GH) 구리 이전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여소야대인 구리시에서 의회와 집행부가 갈등을 빚고 있다.

구리시의회는 17일 344회 임시회를 열었다.

집회 일주일 전부터 GH 이전을 둘러싸고 경기도의회와 남양주시의회에서 구리 이전에 이상기류가 발생하면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문제에 대한 백경현 시장의 입장을 요구했다.

권봉수·정은철 의원은 긴급현안질문으로 GH의 구리 이전에 대해 백 시장의 답변을 요구했다. 하지만 백 시장이 일정을 이유로 ‘대리인 답변’으로 갈음하겠다면서 출석하지 않자 회의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정회됐다.

권봉수 의원은 “의회에서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의 답변을 들어야 할 필요가 있어 시장을 지정해서 출석을 요구했는데, 일정을 핑계로 대리인 답변을 하겠다는 것은 의회를 경시하고 의회의 권한을 무시하는 행태다”라며 “백경현 시장이 의회에 나와 발언하는 것이 정말 싫어서 의회 콤플렉스를 발현하는 것이 아닌가. 의장께서 응분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 정회를 요청한다”고 했다.

백 시장과 같은 당 소속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했다.

김한슬 의원은 “구리시의회 회의규칙에 시장이 사유서를 사전제출해 공무원을 대리 출석해 답변하는 권한도 있다. 이 행위가 시민들로부터 지탄받을 수 있지만, 정회하면서까지 사전예고된 의사일정을 다 미뤄야 하는 사항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은 긴급현안질의 상정에 앞서 ‘운영위원회와 협의’하는 절차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용현 운영위 간사는 “갑자기 지난 주 전화통화로 긴급현안질문 건이 변경됐다”면서 “운영위를 정식으로 거쳐서 그 부분에 있어 협의가 안되면 의장이 직권으로 상정하는 것이 맞다”고 문제제기했다.

다만 구리시의회 사무처는 지난 13일 운영위 위원들에게 변경과 신규 안건을 알렸다면서, 서면 동의하는 부분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GH긴급현안질문에 동의·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리시의회 회의규칙은 긴급현안질문 안건 상정에 앞서 의장과 운영위의 합의가 아닌 협의를 요구하고 있어, 사전절차는 진행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화 의장은 “시장께서 몇시에 출석한다고 책임있는 답변을 하시면 그때까지 안건처리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한뒤 정회했다.

백 시장의 출석 약속을 받을 때까지는 정회하겠다는 의미다.

344회 임시회는 17일 하루로, 의회는 시장의 출석 약속을 받지 못해 3시간째 정회 중에 있다.

양측의 줄다리기로 이날 안건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임시회 집회 공고를 다시 내야 한다.

344회 임시회에 상정된 안건에는 긴급현안질문 외에도 구리시 무장애관광 환경조성 및 지원 조례안, 구리시 지속가능발전 기본전략 및 추진계획수립 보고의 건, 구리유통종합시장 A동 롯데마트 대부면적 조정 및 시설물 선행보수 업무협약 체결 동의안, 안말지구 도시계획도로 소로 3-1선 개설공사 계속비 변경 승인안 등이 있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