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벌려, 빵 들어간다! 빵돌가마에서 구워낸 빵야, 빵야

‘여기가 빵의 천국!’ 빵돌가마마을
흥타령의 고장 충남 천안은 예로부터 삼남의 분기점이었다. 현재도 KTX, SRT, 국·전철과 고속도로가 지나는 교통 요충지다.
편리한 교통여건으로 사람과 물자와 돈이 젖과 꿀처럼 흐르는 천안에는 삼남은 물론 수도권까지 전국을 호령하는 빵테마파크가 있다.
천안시 동남구 구룡동 경부선 철로변 언덕에 자리한 ‘뚜쥬루 빵돌가마마을’이다. 뚜쥬루 빵돌가마마을은 국내 최초로 빵돌가마에서 빵을 굽는 마을이다.
■ 전국 최대 빵테마파크
단일 빵테마파크로는 전국 최대 규모
독특한 외관, 빵지 순례객들에겐 성지
전문관엔 국내 첫 빵돌가마 1호 전시
=2만9천700여㎡에 달하는 빵돌가마마을은 단일 빵테마파크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빵돌가마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독특한 외관의 빵전문관이 이곳이 빵지 순례객들의 성지임을 조용히 웅변한다.
빵전문관에는 2013년 도입한 국내 최초의 빵돌가마 1호가 있다. 1호 빵돌가마는 스페인 화산석을 이용해 외국의 전문업체가 시공했다. 전용 빵돌가마 보유는 국내에서 빵돌가마마을이 시초를 열었다.

■ 이국적 양식의 건물들
‘반지의 제왕’ 호빗마을 닮은 체험관
장작가마는 슬로푸드 철학 담아 운영
이국적 분위기 오솔길따라 여유 만끽
=빵돌가마마을은 빵전문관 말고도 케이크하우스, 천안쌀제분소, 뚜쥬루체험관, 빵장작가마, 어린이베이커리, 빵마을카페, 천안쌀케익23, 먹는꽃·허브하우스 등이 별도 건물로 옹기종기 모여있다.
해외 기술로 직접 시공한 빵장작가마는 슬로푸드의 철학을 담아 300도 참나무 장작의 열로 정통 방식 그대로 신선한 빵을 구워낸다.
뚜쥬루체험관은 야트막한 언덕에 잔디지붕이 얹혀 흡사 영화 ‘반지의 제왕’ 속 호빗마을을 연상케 한다.
빵마을카페는 국내 최대의 빵돌가마 2호가 자랑이다. 빵마을카페는 돌가마로 구워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돌가마브레드가 대표 제품이다.
빵돌가마마을의 오솔길 같은 보행로를 따라 이국적 양식의 건물 사이를 거닐다 보면 몸과 마음은 동네 산책자처럼 한결 여유로워진다.

■ 체험거리·볼거리도 풍성
=빵돌가마마을은 지난해 어린이베이커리를 새로 문 열었다.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이 직접 쿠키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베이킹 체험은 도넛이나 쿠키 등 만들기 키트를 구입해 자율적으로 가능하다. 체험은 굽는 시간 20분을 포함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수요일부터 금요일, 토·일요일 체험을 할 수 있다.
어린이베이커리를 나서면 먹는꽃·허브하우스가 지척이다. 허브하우스는 빵돌가마마을의 케이크와 과자, 음료 등에 사용하는 꽃과 허브 40여 종을 재배한다. 작은 식물원을 닮은 허브 하우스에는 스피아민트, 박하, 자스민 등 다양한 허브가 가득하다. 빵돌가마마을은 365일 연중 개방한다. 지난해는 150만여 명이 다녀갔다. 주차장을 300여 대로 확충했지만 주말이나 휴일이면 꽉 찬다.
빵돌가마마을은 여러 장르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별도 전시장도 갖췄다. 빵전문관 맞은 편의 케이크하우스 2층을 지역 예술인들 전시 공간으로 무상 제공한다. 오는 28일까지는 늘봄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의 ‘제2회 회원전’이 한창이다. 20명 참여 작가의 캘리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오는 5월에는 특별한 체험과 볼거리가 준비된다.
빵돌가마마을 동쪽에 조성한 재배장에서 천안밀 수확체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미 파종을 마친 밀밭 주변에는 홀태, 풍구, 도리깨, 디딜방아 등 밀 수확에 사용하는 전통 농기구의 보관소도 있다.

■ 동네빵집의 새로운 전형 제시
‘뚜레쥬르’보다 5년전 이미 매장 오픈
모방 브랜드 오해받지만 사실과 달라
지역 농산물 사용하며 상생협력 최선
=빵돌가마마을을 운영하는 뚜쥬루는 동네빵집의 새로운 전형을 창출하고 있다. 뚜쥬루(toujours)는 “언제나, 항상 변함없는”이란 뜻의 프랑스 말이다.
간혹 뚜쥬루를 대기업 브랜드인 ‘뚜레쥬르’와 헛갈리거나 뚜쥬루를 뚜레쥬르의 모방 브랜드로 오해하는 이들이 있다. “사실이 아닙니다. 저희 뚜쥬루가 서울 용답동에 첫 매장을 오픈한 해는 1992년이고 뚜레쥬르가 첫 매장을 연 것은 그보다 5년 뒤인 1997년이었습니다. 처음에 뚜레쥬르는 저희 뚜쥬루를 인수하겠다고 매각을 제의했지만 거절했습니다. 뚜레쥬르가 뚜쥬루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상표 등록이 불허되었을 때 뚜쥬루는 뚜레쥬르의 요청으로 상생 협력 계약서를 체결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뚜레쥬르 상표 사용에 동의했습니다. 뚜쥬루가 뚜레쥬르로부터 상표 사용료를 받는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닙니다.” 윤석호 뚜쥬루 대표의 설명이다.

■ 지역사랑 소통 각별
=눈물 젖은 빵이 훗날 성공의 밀알이 되듯 빵돌가마마을의 탄생과 기반이 된 뚜쥬루의 성장에도 아픔과 시련이 있었다.
윤석호 대표는 서울에서 전형적인 둥지 내몰림의 어려움을 겪은 뒤 1998년 천안시 동남구에 뚜쥬루 성정점을 개설하며 천안시대를 개막했다. 이후 거북이점(2008년), 돌가마점(2013년), 천안 갤러리아 센터시티 입점(2015년)을 거쳐 오늘날 빵돌가마마을을 완성했다.
천안 빵지 순례 1번지에 등극한 빵돌가마마을과 뚜쥬루 각 점포는 지역과 상생협력에도 진심이다. 팥과 쌀, 무농약딸기, 고구마와 밀 등을 천안의 영농조합법인이나 지역농협, 농업회사법인에서 전량 공급받는다. 당일 생산한 빵만 판매, 식용유는 하루만 사용, 팥은 매일 직접 끓여 사용하는 원칙도 개점 이래 고수하고 있다 한다.
지난해 8월은 광복의 달을 기념해 국군 휴가보상 프로그램을 이용한 국군 병사들에게 ‘815 돌가마브레드’ 교환권을 제공하는 캠페인도 가졌다.
천안시 등과 손잡고 올해부터는 천안에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에게 천안쌀을 제분해 만든 케이크를 선물한다.
/대전일보=윤평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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