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보훈지청과 의정부시청소년수련관

유관순 조카손녀·권기옥선생 후손 및 학생들

광복 80주년 ‘독립영웅을 기억하는 길’ 행사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22일 경기북부보훈지청은 의정부시청소년수련관 보훈외교단 학생 80여명과 서울에 위치한 망우리 묘역을 참배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22일 경기북부보훈지청은 의정부시청소년수련관 보훈외교단 학생 80여명과 서울에 위치한 망우리 묘역을 참배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두꺼운 책에 중국·일본과 달리 한국 역사는 고작 다섯줄 뿐이었어요.”

유관순 열사의 조카 손녀 유혜경씨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적극적인 역사 교육에 나서게 된 이유다.

지난 22일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경기북부보훈지청은 의정부시 청소년수련관 보훈외교단 학생 80여 명과 ‘독립영웅을 기억하는 길’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유씨뿐 아니라 남윤희 애국지사·권기옥 선생의 후손도 참석해 초·중·고·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유씨는 독립영웅들의 노력으로 지킨 대한민국임을 잊지 않길 당부했다. 유관순 열사의 친동생인 유인석씨의 손녀인 유씨는 2019년 뉴욕에서 유관순 열사의 복장을 하고 100년 전 3·1 만세운동, 비폭력 저항운동을 재현했다. 이후 뉴욕주는 매년 3월1일을 ‘3·1운동 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한국 독립영웅들을 전 세계에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관순 열사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가족들도 독립운동가였다는 건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부모, 오빠 등 가족 4명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셨다”며 “독립운동가 집안이니 영광스럽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살아 남은 후손들은 불우하고 어려운 삶을 살았다”고 정부의 지원 부족도 토로하기도 했다.

22일 경기북부 보훈지청은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독립영웅을 기억하는 길’ 행사를 가졌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22일 경기북부 보훈지청은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독립영웅을 기억하는 길’ 행사를 가졌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또 다른 애국지사의 후손인 권기옥 선생 아들 권현 광복회 의정부시지회 사무국장은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인사 임명은 독립운동의 의미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역사 교육에 근현대사는 여전히 미약하다”면서 “정부의 역사왜곡과 뉴라이트 인사들을 정부 요직에 임명하는데 제대로된 역사 교육이 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책에 나와 있지 않더라도 수많은 독립영웅들이 피땀 흘려 지켜낸 나라임을 기억하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꾸준히 해내 나라의 위상을 널리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권 선생은 대한민국 첫 여성 비행사이자 독립투사다. 권 사무국장이 4살 때 고모 할머니인 권 선생의 양자로 입적되면서 그 후로 선생의 아들로 살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최연소 유도 국가 대표 선수인 사공도윤(14·의정부) 학생은 “어머니의 제안으로 시작한 청소년 활동이지만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역사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게 됐다”며 “선수로서 열심히 노력해 올림픽에서 꼭 일본을 이겨 국가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의정부시 청소년 수련관에서 후손과의 대화를 시작으로 망우리 묘역 참배, 서대문 형무소 탐방으로 마무리됐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