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제한 아이·양육자 위한 무대
‘반짝반짝 작은별’ 연주하자 집중
공연 내내 자유로운 환경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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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수원SK아트리움 수원시립교향악단 연습실. 악기를 조율하거나 화음을 맞추는 단원들의 음성 대신 아이들이 조잘대거나 찡얼거리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관객석에는 꼿꼿이 허리를 세워 앉아야 하는 의자가 아닌 넓고 도톰한 매트가 깔렸고 연습실 입구에는 다채로운 악기 장난감이 자리했다.
수원시립교향악단에서 올해 첫선을 보인 ‘우리 아이 첫 클래식 모차르트 이펙트’는 연령 제한으로 공연장에 입장할 수 없는 아이와 양육자를 위한 무대다. 모차르트 곡은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따라부를 수 있도록 악곡의 형식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무대와 소통할 수 있었다.

공연 내내 관객들은 편안한 환경에서 무대를 즐겼다. 부모의 품속을 파고 들거나 기어다니는 아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간혹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가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눈살을 찌푸리거나 당황하지 않았다.
현장에선 총 8개의 모차르트 곡이 무대에 올랐다. 모테트 ‘환호하라, 기뻐하라’ 중 ‘알렐루야’를 시작으로 ‘아베 베룸 코르푸스’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 ‘마술피리’ 중 ‘아! 난 느껴져요!’, ‘지옥의 복수심이 끓어오르고’ 등이 연주됐다. 현악 5중주와 금관 5중주가 번갈아 가며 무대를 채웠고, 모차르트와 그의 부인으로 변장한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곡의 배경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가장 시선을 끈 음악은 역시 ‘반짝반짝 작은별 변주곡 K.265’였다. 목관 5중주가 재현한 이곡은 대중에게 익숙한 멜로디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작은별 변주곡은 하나의 주제에 12개의 변주를 붙여 만든 곡이다. 무대에 오른 곡은 익숙한 듯 생소한 리듬과 선율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이들은 부모의 손을 잡고 일어나 몸을 들썩이는가 하면 한자리에서 내내 겅중겅중 뛰었고 어른들도 곡을 흥얼거리며 무대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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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이펙트에 참여한 양육자들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27개월 손녀를 데리고 공연장을 찾은 A씨는 “아이가 공연장에 갈 수 없으니 클래식을 들려주고 싶어도 녹음된 곡 밖에 선택지가 없었는데, 악기에 대해 공부도 하고 직접 연주한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인상깊었다”고 했다.
오경지 수원시립교향악단 기획 담당자는 “아이를 양육하다보면 부모의 문화생활도 끊기기 쉽다”며 “아이는 편한 공간에서 클래식을 듣고 부모는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자리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차르트 이펙트는 오는 7월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