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으로 ‘채운’ 도전 짜릿함이 되다
동계AG 금메달 슬로프스타일 국내 알려
주종 ‘하프파이프’ 강풍으로 결선 날아가
졸업식 못가고 대회 집중… 경희대 진학
“속도 쾌감·기술 성취감… 너무 행복”
한국인 최초 올림픽 메달리스트 꿈꿔

“제 꿈은 한국인 최초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올림픽 메달리스트입니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채운(군포 수리고)의 활약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 종목을 알게 됐다.
이채운은 최근 중국 하얼빈에서 막을 내린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하프파이프만 출전하려 했지만 대회 직전 슬로프스타일 종목에 참가 신청했고,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며 여유롭게 우승했다.
주 종목인 하프파이프는 강풍으로 인해 결선이 취소되면서 아쉽게 2관왕의 목표를 접었지만, 아시안게임 폐막 1주일 만에 치른 제106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선수가 기울어진 반원통형 슬로프를 돌면서 회전과 점프 등으로 공중 연기를 하고 심사위원들은 기본 동작과 회전, 기술, 난도에 따라 채점해 순위를 정하는 경기다.
그는 동계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먼저 고향인 한국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며 “아시안게임 이후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많이 편안해지고 경기 뛸 때 긴장감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계체전에서 부담감을 갖지 말고 하던대로 하자고 생각했다”며 “해외에 비해 하프파이프 벽 상태가 고르지 못해 기술을 구사하기에 부족했지만 무리하지 않고 안전하게 탔다”고 덧붙였다.
이채운은 지난 2019년부터 전국동계체전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열리지 못한 대회를 제외하고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스노보드 신동’이었다.
또 이채운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전체 선수 중 두 번째로 어렸는데, 2023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역대 최연소 기록(16세10개월)으로 우승하면서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그는 “가족들과 추억을 쌓으려 스노보드를 탔는데 거기서 재미를 느껴서 10살부터 선수로 도전했다”며 “스노보드의 매력은 속도의 쾌락이다. 그리고 원하는 기술을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이 되게 좋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희대에 진학할 예정인 이채운은 고등학교 졸업식도 불참하면서 아시안게임과 동계체전에 열중했다.
그는 “지금 상황이 너무 행복하다”며 “올림픽이라고 부담 갖지 않고 하던 대로 자신 있게 하면 올림픽 메달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인 최초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간결하고 창의적인 기술을 구사하는 노르웨이의 ‘마커스 클리블랜드’를 롤모델로 꼽은 이채운은 한국의 마커스 클리블랜드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끝으로 그는 “동계체전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대회를 준비할 것”이라며 “월드챔피언십에서 2관왕에 오르는 게 올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