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변호’하는 따뜻한 협회… 직위 대신 신뢰로 위상 높여야”

 

10년만에 경선… 높은 기대와 다양한 요구 가운데 54.47% 득표로 박빙 끝 당선

12년간 부회장으로서 니즈 파악, 성과서 회원 중심 변화로 이웃같은 협회 주력

전세사기 등 지역사회 문제 지원도 고민… 협업과 입법적 보완 등 필요성 주장

‘1기업 1변호사 공약 준비’ 등 권위주의적 모습 대신 도민들과의 소통 확대 다짐

이재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이 21일 수원시 영통구 하동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경인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26대 회장으로 당선돼 임기를 시작했다. 2025.2.21 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재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이 21일 수원시 영통구 하동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경인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26대 회장으로 당선돼 임기를 시작했다. 2025.2.21 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역사회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따뜻한 변호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0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26대 회장 선거에 이재진(56·사업연수원 33기) 신임 회장이 신승(辛勝) 끝에 당선됐다. 협회 소속 변호사들의 높은 기대와 다양한 요구들이 두 차례 진행된 투표에서 이 회장이 54.47% 득표 승리라는 박빙 결과에 반영된 셈이다.

이 회장은 최근 수원시 영통구 하동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된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따뜻한 변호사회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원들의 소속감과 유대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12년 동안 부회장을 지내며 이러한 니즈들을 파악해 분석해 온 결과다.

이에 수원고등법원 유치, 회관 설립 등 그동안 성과에 집중했던 조직의 방향성을 다시 회원 중심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게 그의 취임 일성이다.

이 회장은 “따뜻한 변호사회를 만들겠다는 각오가 크다. 회원들 곁에 늘 같이 있고, 당면한 문제들을 같이 고민하고 풀어가는 이웃 같은 협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경향을 보면, 경기도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이나 협회로 넘어가는 신입 변호사들이 많다. 이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소속감과 유대감을 심어주는 협회가 있다는 걸 느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5.2.21 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2025.2.21 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 회장은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의 뿌리는 지역사회에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권에 있으면서도 서울과 분리된 경기도에 지역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 봉사하고, 소통을 높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협회와 지역사회 간의 관련성은 매우 중요하다. 변호사의 위상을 판단할 때 과거에 특정 직위나 위상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지역 사람들이 얼마나 믿고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가 변호사의 위상을 결정한다”며 “협회가 간직한 따뜻함을 지역사회로 전달하고, 봉사하고 싶다. 변호사를 지역이 신뢰하고 의뢰인들이 더 믿고 찾는 선순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내 주민들과 기업에 법률 상담 지원 등을 구체적 방법으로 내세웠다. 특히 그가 회장 선거 당시에 앞세운 1기업 1변호사 공약 실천을 위해 실제 상공회의소를 다니며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지역사회 내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때, 협회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전세사기 등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선 변호사들의 작은 도움과 관련 단체와의 협업도 해결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특히 전세사기는 변호사들이 한 번씩만 검토해 줘도 피해자 숫자가 많이 줄었을 거라 판단된다. 입법적 보완도 필요해 협회가 지속 목소리를 내면서 문제가 커질 경우 협회가 함께 나설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1기업 1변호사 공약은 달성이 쉽지 않지만 시동을 걸고 있다. 기업의 규모를 떠나 최근 사건이 다양해지면서 지역 내 더 많은 기업이 법률 자문 등을 원하고 있는데, 협회가 협업해 지역사회 현안 해결과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덧붙였다.

1천300명 가까운 활동 회원을 보유한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는 서울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변호사회다. 수원지법과 5개 지원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의 회원 수와 사건 규모도 커지고 있는 만큼, 소통 창구를 다양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수원지법과 5개 지원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이 계속 늘고 있다. 협회 아래 수원지법 각 지원에 맞춰 5개 지회를 두고 있는데, 최근 평택 인구와 경제 규모가 늘며 평택 지회가 크게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며 “협회가 본회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지회의 목소리도 놓치지 않고 듣고 있다. 최대한 지회의 참여를 높이는 행사도 계속해서 구상 중이며 본회와 지회를 아우르는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치열했던 회장 선거와 지난 12년 동안의 부회장 경험을 통해 정말 소속 변호사들이 높은 기대감을 품고 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당장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본회와 지회 중심 단톡방을 개설해 요구 사안을 듣는 중”이라며 “5년 이내에 청년 변호사들이 어려움이 있어도 어디에 물어야 할지, 협회에 문의 가능한지를 모르고 있다. 조만간 신입회 환영회도 하는데, 관련 자리를 만들어 선후배 변호사 간 교류의 기회도 넓힐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2025.2.21 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2025.2.21 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끝으로, 도민들을 향한 애정도 잊지 않고 강조했다. 주민들과 거리감을 좁히고,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공조하며 연대하는 변호사협회가 되겠다는 각오를 재차 밝혔다.

이 회장은 “변호사는 변해야 하고, 이미 변하고 있다. 팔 걷어붙이고 직접 시민들 옆에 서서 그들과 호흡하고 목소리를 경청해 사건을 해결해 가는 모습이 변호사의 미래상이 아닐까 싶다”며 “과거의 권위주의 변호사 모습은 탈피해 도민들이 변호사를 따뜻한 이웃으로 생각해 줬으면 한다. 이러한 위상을 이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도민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협회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재진 변호사는?

▲1993년 한양대 법학과 졸업

▲2001년 43회 사법시험 합격

▲2004년 33기 사법연수원 수료

▲2010년 한양대학교 대학원 졸업(법학박사-형사법)

▲전 21대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2부회장

▲전 24~25대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1부회장

▲법무법인 정상 대표변호사

▲수원지방법원 조정위원회 부회장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