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어장터서 열린 인천 최대 만세운동

심혁성 독립지사 주도 속 300명 참여

 

계양구 ‘황어로 126 지정’ ‘역사문화센터 개관’

1919년 3월 24일 오후 2시. 경기도 부천군 계양면 장기리(현 인천시 계양구 장기동) 황어장터에 시민 수백 명이 모였다. 시민들은 일제히 숨겨둔 태극기를 꺼내 흔들며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다. 황어장터 만세운동은 인천 내륙 지역에서 열린 가장 큰 규모의 만세 운동으로 기록된다.

5일장이 열렸던 황어장터는 장날마다 하루에 오가는 사람이 1천여명에 달할 정도로 성행했던 곳이다. ‘황어’라는 이름은 인근에서 잉어가 많이 난다고 해 붙여졌다. 각종 잡화와 곡식은 물론, 하루 200두가 넘는 소를 거래하는 인천 대표 우(牛)시장이기도 했다.

황어장터 만세운동 기념탑. /계양구 제공
황어장터 만세운동 기념탑. /계양구 제공

황어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한 이는 계양면 오류리 출신 독립지사 심혁성(1888~1958)이다. 그는 장날마다 발 디딜틈 없이 붐볐던 황어장터를 만세운동의 거점지로 선택했다. 그는 농민, 기독교, 천주교 신자 등에게 계획을 알려 3백명에 달하는 시민을 동원할 수 있었다.

심혁성 지사는 만세운동이 시작된 지 3시간 만에 일본 순사에 붙잡혔다. 만세운동에 참여한 수백명의 시민이 이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은선 열사가 사망했다.

이후 심 지사를 비롯한 황어장터 만세운동 주동자 40여명은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고문을 당했다. 심 지사는 1919년 10월 경성지방법원에서 징역 8월 형을 선고받았다. 심 지사가 옥살이를 하는 중에도 주민들은 계양 내 친일파의 집과 계양면사무소를 점령하며 독립 운동을 이어갔다.

심혁성 지사. /국가보훈처 제공
심혁성 지사. /국가보훈처 제공

이에 계양구는 2004년 ‘황어장터 3.1만세운동 기념관’을 개관했다. 지난 2022년에는 기념관 확장 공사를 진행해 ‘황어장터 3.1만세운동 역사·문화센터’를 조성했다. 이곳에는 황어장터 만세운동에 참여한 애국지사들과, 심혁성 지사 판결문 등 황어장터와 관련된 역사적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천시는 지난 1일 3·1절 106주년을 기념해 인천시 계양구 ‘황어로 126’를 ‘황어장터 3.1 만세운동 거리’로 지정했다. 만세운동이 이뤄진 계양구 장기동 인근 독립만세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고, 그 뜻을 알려 지역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황어장터 3.1만세운동 역사·문화센터를 방문한 윤환 계양구청장 /계양구 제공
황어장터 3.1만세운동 역사·문화센터를 방문한 윤환 계양구청장 /계양구 제공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