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 작목반, 수액관 통해 채취

15일 축제 앞두고 행사도 풍성

양평군 서종면 화야산 일대에서 첫 고로쇠 수액 채취가 지난달 28일 시작됐다. 서종 화야산 산채작목반 회원이 고로쇠 수액을 받고 있다. 2025.02.28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양평군 서종면 화야산 일대에서 첫 고로쇠 수액 채취가 지난달 28일 시작됐다. 서종 화야산 산채작목반 회원이 고로쇠 수액을 받고 있다. 2025.02.28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골짜기 곳곳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양평군 서종면 화야산 중턱. 길도 없이 깎아지른 경사를 올라가 나무에 조심스레 1㎝ 남짓한 구멍을 뚫는다. 이내 뚫린 구멍 가득 고로쇠 수액이 흘러내린다. 지난달 28일 서종면 화야산에서 올해 첫 ‘고로쇠’ 수액 채취가 시작됐다.

고로쇠는 단풍나무과 낙엽활엽교목의 수액이다. 뼈에 이로운 물이라 하여 ‘골리수’라고도 불리며 특히 일반 물에 비해 미네랄 성분 등이 40배 이상 함유되어 있는 건강 음료로 각광받고 있다. 보통 2월 중순 초 봄 즈음에 생산되며 통일신라 말기부터 선조들이 즐겨 마셨다고 한다.

고로쇠 나무가 수액을 내기 위해선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 고로쇠의 줄기는 밤 사이 낮은 기온으로 인해 수축하며 땅속의 수분을 채우는데, 온도가 올라가는 낮 시간 햇볕을 받아 팽창하는 시점에 나무 수피를 벌리면 나무가 수액을 낸다. 때문에 적절한 온도 차는 필수며 나무가 일년간 수액을 내는 기간은 20일가량에 불과하다. 또한 비가 오거나 황사가 심해도 나무가 수액을 뿜지 않기 일쑤다.

고로쇠 나무에서 수액이 흐르고 있다. 2025.02.28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고로쇠 나무에서 수액이 흐르고 있다. 2025.02.28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고로쇠 채취엔 산림청, 국유림관리소, 지자체 등의 허가가 필요하다. 높이 755m의 화야산에 허가된 고로쇠 나무는 300그루가량으로 무턱대고 관을 꽂아 뽑을 수 없으며 나무 지름에 따른 채취량과 올해 쉬어야 하는 나무 등이 정해져 있다.

올해 첫 고로쇠를 채취하는 서종 화야산 산채작목반(이하 화야산 작목반)을 방문했을 땐 10명 안팎 회원들이 각종 채취도구를 챙기느라 분주했다. 비포장 산길로 차를 타고 오르길 30분. 해발 400m가량의 고로쇠 채취 장소 초입에 도착한 후 길도 없는 산비탈 30~45%의 경사로를 쭉 올라갔다. 2시간을 꼬박 올라가 곳곳에 구멍을 내고 수액관을 연결, 수액을 모으는 통을 설치하고 모인 고로쇠 일부를 가지고 하산했다. 출하장에 도착해서는 이날 채취된 고로쇠를 정제살균주입기를 통해 밀봉했다. 이렇게 포장된 고로쇠는 전국 각지와 곧 개최될 고로쇠 축제에서 사람들의 목을 축여줄 터다.

최병근 화야산 작목반 총무는 “고로쇠는 보통 한해 출하량을 하늘에 맡긴다고 한다. 나무가 내어준 고마운 선물이다. 마시는 분들께서 맛있게 드셔서 건강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제살균주입기를 통해 채취된 고로쇠 수액이 출하를 준비하고 있다. 2025.02.28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정제살균주입기를 통해 채취된 고로쇠 수액이 출하를 준비하고 있다. 2025.02.28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한편 오는 15~16일 단월면 단월레포츠공원 일대에서 ‘양평 단월고로쇠 축제’가 개최된다. 길놀이, 산신제, 고로쇠 수액 판매부터 내가 고로쇠 가수다(노래자랑), 고로쇠 김밥말이, 고로쇠수액 마시기 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