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하는 마음으로… 홀몸어르신께 따뜻한 한끼 대접”
매달 첫 일요일 아침 식당 북새통
소머리곰탕·주전부리·커피 제공
시장·퇴직 공무원·경영인 등 활동

매달 첫 번째 일요일 아침만 되면 하남시 서하남로 소박사 서하남IC점 앞은 버스와 노란색 학원 승합차로 북새통을 이룬다. 버스에서 내린 70~80대 어르신들은 익숙하게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고 앉으면 소박사 서하남IC점을 운영중인 송한영 ‘효자선실버봉사단’ 단장과 자주색 앞치마를 입은 봉사단원들이 전날부터 사골국물로 끓인 소머리곰탕과 밑반찬을 나른다.
소머리곰탕 한 그릇을 맛있게 먹은 어르신들은 식당 입구에 마련된 커피 한 잔과 주전부리로 준비된 호떡을 양손에 들고 타고 온 버스를 기다린다. 잠시 뒤 버스가 도착하면 어르신들은 감사의 인사말을 전하며 차례차례 버스에 오른다. 버스가 모두 출발하고 나서야 자원봉사자들은 자리를 잡고 남은 소머리곰탕으로 요기를 한다.

이러한 아침 광경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정도 봉사활동을 중단한 것을 제외하면 효자선실버봉사단이 창단한 2001년부터 25년째 이어지고 있다. 식당을 찾는 어르신들이 갈수록 점점 늘면서 요즘에는 평소 600~1천여 명의 어르신을 대접한다.
“처음에는 홀몸 어르신들께 한 끼 식사를 대접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는 송 단장은 “봉사활동을 하면 할수록 부모님께 효도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700여 명이 넘는 후원자를 비롯해 적극적으로 효자선실버봉사단 활동을 펼치는 멤버만 100여 명이 족히 넘는다. 이들은 퇴직한 공무원부터 기업 경영인까지 다양하다.

이현재 하남시장도 초기 멤버로 25년 가까이 부인 김태숙 여사와 함께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지난 2일 아침에도 이 시장과 봉사단원들은 물밀듯이 밀려오는 500여명의 어르신들을 맞이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고, 김 여사도 직접 탄 커피를 어르신들에게 전달했다.
특히 하남시 해병전우회는 효자선실버봉사단의 주춧돌이다. 이른 아침부터 나와 식당 주변을 교통정리하는 것은 물론, 승합차를 갖고 있는 해병전우회 회원들은 시 전역을 돌며 어르신들을 직접 모셔온다. 송 단장 역시 해병대 출신으로, 해병전우회만의 끈끈한 전우애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효자선실버봉사단원들은 “힘들지 않는냐”는 질문에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이 즐겁게 하루를 즐기고 좋은 추억을 갖고 가시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