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클록 철저·연장전 축소… ‘강속구’ 던지는 2025 KBO

 

kt·SSG 작년 공동 5위… 샐러리캡 절반도 못 채운 키움 최약체

이숭용 감독 “차세대에 기회 줄것”… 김광현·최정 ‘간판’ 든든

허경민 받아 내야 강화… 강백호·로하스 新 테이블세터 나서

(왼쪽부터) SSG 선발투수 송영진이 역투하고 있다. kt wiz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호투하고 있다.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왼쪽부터) SSG 선발투수 송영진이 역투하고 있다. kt wiz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호투하고 있다.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프로야구 KBO리그 2025시즌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44번째 시즌인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오는 22일 막을 올린다. 정규시즌에 앞서 8일부터 시범경기로 워밍업에 들어간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대부분 일본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 4~6일 귀국했다. 인천 SSG 랜더스는 5일에, 수원 kt wiz는 6일에 귀국해 시범경기를 대비했다. 올 시즌 10개 구단의 전력을 점검하고 평가하는 프로야구 시범경기 첫 경기는 8일 오후 1시부터 각 구장별로 진행되는데, kt는 LG 트윈스를 홈으로 불러들여서 전력을 점검하고, SSG는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한다. 또한, 이날 지난 시즌 우승팀 KIA 타이거즈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부산에서 경기하며, 두산 베어스는 청주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는 창원에서 NC 다이노스와 격돌한다.

시범경기를 통해 기존 1군 멤버들은 기량과 컨디션 점검을 하게 되며, 신인 선수들과 2군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숭용 SSG 감독은 2차 스프링캠프 종료 후 “2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1군 선수들에게는 자극을 주기 위해 퓨처스팀(2군) 선수들을 시범경기에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KBO는 선수들의 야간 경기 적응력을 향상하기 위해 시범경기 일부의 시작 시간을 오후 1시에서 오후 6시로 변경해 진행할 예정이다. 오후 6시 시작 경기는 오는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SSG와 키움의 경기를 비롯해 같은 날 kt와 NC(창원), 15일 kt와 롯데(부산), 17일 삼성과 한화(대전), SSG와 KIA(광주)전 등이다. 10개 구단은 오는 18일까지 팀당 10경기씩의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정규시즌 144경기를 대비한다.

kt와 SSG는 지난해 정규시즌을 공동 5위로 마쳤다. 두 팀은 72승2무70패로 승수와 패수가 같았다. 그로 인해 4위와 치를 와일드카드 결정전 출전 팀을 가리기 위해 5위 결정전(단판)을 펼쳤다. kt가 승리하고서 포스트시즌 막차에 올랐다.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를 2승으로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정규리그 3위 LG를 상대로 한 준플레이오프에선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패배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시즌은 처음으로 5위 결정전이 펼쳐지는 등 역대급 시즌이었다. 1위부터 최하위까지 격차가 크지 않았고, 포스트시즌을 향한 순위 싸움이 시즌 막판까지 전개되면서 팬들의 이목은 마지막까지 집중됐다. 그로 인해,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1천만명의 관중을 불러 모았다. 올해도 스타급 선수들의 이적과 한화의 새 홈구장 개장, 대형 신인들의 데뷔 등의 호재와 함께 전력 차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흥행 대박’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지난해 정규리그 3위까지인 KIA와 삼성, LG를 3강으로 꼽고 있다. kt와 SSG는 한화, 두산, 롯데, NC 등과 중위권으로 분류됐다.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키움은 최약체로 예상됐다.

올해 바뀐 규정으로 인해 각 팀과 선수들에 끼칠 영향도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경기 시간을 단축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지난해 시범 적용했던 ‘피치클록’은 올해부터 ‘주자 없을 때 20초, 주자 있을 때 25초 내 투구’를 철저하게 적용한다. 타자는 33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서야 하고, 타석당 타임아웃은 두 번 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투수는 볼, 타자는 스트라이크의 제재를 받는다.

지난해부터 적용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은 현장 의견을 반영해 조정된다. 지난 시즌 ABS는 타자의 키에 비례해 상단 56.35%, 하단 27.64%를 적용했으나 올해는 상단과 하단 모두 0.6%씩 하향 조정한다. 또한, 올 시즌 정규시즌부터 연장전은 기존 12회에서 11회로 축소 적용한다.

■ SSG 랜더스, 현역 메이저리거 영입… 화이트 부상에 선발 로테이션 재편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가 미국 베로비치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SG랜더스 제공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가 미국 베로비치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SG랜더스 제공

인천 SSG 랜더스는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입 실패 후 발 빠르게 선수단 구성에 돌입했다. 투타의 핵심 외국인 선수들이었던 기예르모 에레디아, 드류 앤더슨과 재계약했으며, 현역 메이저리거인 미치 화이트를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또한, 가능성을 보여줬던 정준재와 박지환, 고명준, 조병현, 한두솔 등 젊은 선수들로 인해 포스트시즌 진입 실패의 아쉬움보다는 돌아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김광현과 최정으로 대표되는 SSG 투타의 간판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예상되는 올 시즌이다.

정규리그 개막을 2주 앞둔 가운데, SSG는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화이트의 부상으로 SSG의 선발 로테이션이 꼬인 것이다. 화이트는 지난 시즌 최고 구속 159㎞, 평균 150㎞를 넘긴 강속구 투수다. 변화구도 수준급인 화이트는 앤더슨과 함께 SSG의 ‘외국인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다. 두 선수와 함께 김광현, 문승원까지 4선발을 구성하고, 5선발 자리를 놓고 송영진과 박종훈, 정동윤, 김건우 등이 경쟁하는 구도였다. 하지만 화이트의 시즌 초반 이탈로 인해 4·5선발 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불펜에선 기존의 노경은, 조병현에 kt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민이 중심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포수 자리는 베테랑 이지영의 역할을 조형우 등 젊은 선수들이 나눠서 해야 한다. 향후 세대 교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야수는 최정과 박성한, 에레디아, 최지훈 등 확고한 주전에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인 젊은 선수들 중 오름세를 유지하는 선수들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숭용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시즌 초·중반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겠다”고 밝힌 가운데, 올 시즌 자리를 잡는 새로운 선수들의 면면을 보는 것도 흥미로울 전망이다.

■ kt wiz, 베테랑·젊은 피 조화 전력… 쿠에바스 투수 핵심 ‘기대감 상승’

프로야구 수원 kt wiz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 wiz 제공
프로야구 수원 kt wiz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 wiz 제공

2025시즌 수원 kt wiz는 탄탄한 선발야구를 기반으로 베테랑 타자들로 전력이 짜여질 전망이다.

우선 kt와 7년 연속으로 동행하는 윌리엄 쿠에바스는 올해도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쿠에바스는 2024시즌 주축 투수들의 이탈에도 퀄리티스타트를 19회 기록할 정도로 선발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한 kt는 지난 겨울 키움 히어로즈로 KBO리그를 데뷔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영입하면서 왼손투수도 보강했다.

kt는 지난 겨울 엄상백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지만 토종 에이스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이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해 선발야구에 힘을 보탠다.

2024시즌 선발 투수진의 붕괴로 김민수, 김민 등 필승조가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원상현, 강건, 이상동 등 젊은 피도 불펜으로 팀 승리를 이끌 전망이다.

kt는 지난 겨울 3루수 심우준의 한화 이적으로 두산 베어스 베테랑 3루수 허경민을 영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 3루수인 황재균은 2루수, 유격수, 외야수 등 유틸리티 자원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2024시즌 장성우의 백업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던 강백호는 올 시즌 또 한명의 안방마님으로 자리잡기 위해 훈련했으며, 1루수 오재일, 2루수 오윤석(황재균), 3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상수 등 탄탄한 내야 수비진을 구축했다.

외야엔 김민혁, 배정대, 멜 로하스 주니어가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강백호와 로하스는 이강철 감독이 추구하는 강한 테이블세터(1·2번 타자)로 팀 공격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준·이영선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