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월드컵경기장서 25일 요르단전 예정

수원삼성-서울E 경기 22→19일로 조정

상암 잔디 문제 일파만파 일정 변경 강행

“원래 주말” “경기 망쳤다” 연고팬 원성

수원삼성의 500번째 경기가 A매치 잔디 상태 우려로 인해 주말에서 주중으로 밀려나게 됐다.  사진은 수원월드컵경기장. /경인일보DB
수원삼성의 500번째 경기가 A매치 잔디 상태 우려로 인해 주말에서 주중으로 밀려나게 됐다. 사진은 수원월드컵경기장. /경인일보DB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의 팬들이 A매치로 인한 코리아컵 변경을 놓고 반발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2라운드 수원 삼성과 서울이랜드의 경기 일정이 기존 22일 오후 2시에서 19일 오후 7시30분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우리나라 대표 경기장으로 꼽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판단해 3월 A매치(국가대표팀 경기) 장소를 고양(20일, 오만)과 수원(25일, 요르단)의 경기장에서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A매치 일정으로 수원 삼성의 경기가 변경됐다는 점이다.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을 오는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는데, 코리아컵 경기와 3일 간격으로 치러져 잔디 상태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코리아컵 일정을 변경하며 “평년 같았으면 3일 간격 경기 일정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이번에는 이상 저온의 장기화라는 돌발변수 발생 등의 예기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주중 경기로 변경돼 양 구단과 팬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수원 팬들은 해당 경기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의 500번째 경기여서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수원삼성 인스타그램 게시물. /수원삼성 인스타그램 캡처
수원삼성 인스타그램 게시물. /수원삼성 인스타그램 캡처

수원 삼성 SNS에 게시된 코리아컵 일정 변경 글에는 “빅버드에서의 500번째 경기를 망쳤다”, “주말 경기를 주중 경기로 바꾸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댓글이 빗발치기도 했다.

수원 삼성 팬인 이모(27)씨는 “가까운 곳에 용인미르스타디움도 있는데 코리아컵 경기일정을 변경하면서까지 강행하는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A매치 일정 등 협회와 관련된 일들로 구단과 팬들이 손해보는 일이 줄어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잔디 논란은 K리그 시즌이 시작된 지 한달도 안된 상황에도, 경기마다 꼬리표처럼 나오고 있다.

전북 현대는 대회 주최 측인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그라운드의 잔디 상태 악화 등의 사유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의 홈 경기 개최 불가 판정을 내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홈 경기를 전주가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렀다.

반면 지난 8일 FC안양과 김천상무의 경기가 열렸던 안양종합운동장의 잔디를 두고는 감독과 선수들이 호평하기도 했다.

김천의 이동경은 “상암 경기 때는 잔디가 워밍업할 때부터 너무 파여서 ‘경기가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안양의) 잔디는 굉장히 좋았다. 경기하는 입장에서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경기. 서울 린가드가 슛을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5.3.3 /연합뉴스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경기. 서울 린가드가 슛을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5.3.3 /연합뉴스

잔디 논란이 촉발됐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은 긴급복구에 나선다고 발표했지만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날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축구)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데, 가장 중요한 잔디가 받쳐주지 못하면 그건 굉장한 문제”라며 “(잔디를) 관리해주시는 주체분들이 더 책임감을 가져주시면 좋겠다. 선수들도 더 좋은 잔디에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고, 팬들도 더 좋은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