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근속 캐디 “신임 대표 부임 후 고용 불안정화”

골프클럽 측 “정당한 인사조치”… 노동위 조정회의 예정

지난 15일 여주 A골프클럽 정문 앞에서 해고된 캐디가 부당해고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며 1인 시위를 진행했다. 2025.3.15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지난 15일 여주 A골프클럽 정문 앞에서 해고된 캐디가 부당해고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며 1인 시위를 진행했다. 2025.3.15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장기근속한 여주 A골프클럽의 캐디가 부당해고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며 지난 15일 골프장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해당 캐디는 19년 근속 중 신임 대표의 부당한 인사 관행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해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여주의 20개 골프장 중 한 곳인 A골프클럽 정문 앞에서 해고된 캐디 B씨가 “A골프클럽 대표가 캐디들 간에 편가르기를 하고, 본인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해고시키는 등 부당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해고된 캐디와 퇴사한 직원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신임 대표가 부임한 이후 직장 내 분위기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들은 신임 대표가 모든 업무에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일부 직원들에게만 특혜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직원들을 색출하는 데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은근한 신체적 접촉과 개인적 술자리 강요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고 문제 제기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조직 내 불만이 커지고 직원들 간 갈등이 심화되자 신임 대표는 지난해 말 약 100명의 캐디들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강압적으로 요구했다고 한다. 캐디들은 강요에 못 이겨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후 3명이 해고됐다.

시위 중인 캐디 B씨는 “19년간 근무하며 조장으로서 캐디 교육, 고용·산재보험 납부, 근무 일정 조정 등을 맡아왔다. 또 어떠한 고객의 불만사항도 제기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신임 대표 부임 이후 캐디들의 고용이 불안정해졌다”라고 말했다.

B씨는 이어 “제가 해고된 이유는 직원들의 불만사항을 건의하고 회사 방침에 반대한 것 때문이며 이는 명백한 부당해고”라며 해고 철회를 촉구했다.

퇴사한 직원 C씨는 “일하던 중 대표가 갑자기 옆구리에 손을 대거나, 팔을 쑥 들이미는 행동을 해서 깜짝 놀랐다. 또한 동거 중인 남자친구에 대해 ‘집에 잘 들어오냐? 애인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남자친구 바람난다’는 등 사생활을 침해하는 발언이 지속돼 결국 퇴사를 결정했다”라고 주장했다.

해고당한 직원 D씨도 “입사 초기 신임 대표가 ‘나 혼자다. 외롭다’며 개인적인 연락을 요구하거나 술자리를 제안해 불편함을 느꼈다. 한 번은 동료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대표가 ‘밖에서는 오빠라고 부르라’는 말을 듣고 퇴사를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해고된 캐디 3명 중 2명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방노동청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으며 오는 28일 1차 조정회의를 통해 문제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대해 A골프클럽 관계자는 “신임 대표가 부임하면서 골프클럽 내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견됐다. 이러한 구태를 바로잡고자 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캐디는 손님들로부터 불만사항이 제기됐고, 대표나 직원을 험담하거나 동료들 간에 불화를 조성해 해고됐다. 이 문제는 지방노동위원회에서 객관적으로 판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부에서 주장하는 편가르기는 사실이 아니며 단지 한부모 가정이나 생활이 어려운 직원들을 격려하고 도움을 준 것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바 없으며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회사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거나 관련 기관에 신고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