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고속도로 지하에 도로 개설
판교원마을 서판교로와 연결
지역 주민들 오히려 교통악화
‘대중교통·자전거·도보 길 돼야’
성남시도 ‘버스 다닐 수 있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판교제2테크노밸리 교통대책의 일환으로 오는 2028년 하반기까지 제2경인·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밑 지하에 터널을 뚫어 승용차전용 도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인근 지역주민들은 자전거 통행·인도가 포함된 버스전용 터널도로를 신설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고, 성남시도 버스가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일고 있다.
17일 LH 등에 따르면 판교제2테크노밸리에 입주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교통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판교제2테크노밸리(판교2TV)는 경부·용인서울·제2경인 등의 고속도로에 둘러싸여 있는데 철도는 없고 외부로 통하는 길도 제한적이어서 구조적으로 교통 구조가 취약한 상태다. 하지만 특별한 대책 없이 조성되면서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심각한 교통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성남시·LH·경기주택도시공사(GH)·성남수정경찰서 등이 참여하는 ‘전담 TF팀’이 가동(2024년 11월28일자 9면 보도=판교2TV 교통난 심각… 버스노선개편 등 종합대책 추진)되고 있고, LH는 교통대책의 하나로 승용차전용 터널도로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2경인·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밑에 터널을 뚫어 판교2TV 내 KT판교빌딩 쪽 도로와 서판교로를 연결한다는 것이다.
인근 판교원마을 주민들은 탄원서 등을 통해 이런 터널도로가 승용차가 아닌 대중교통인 버스·자전거·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 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판교주민연합회는 지난달 10일 판교원마을 주민 일동 명의로 성남시에 제기한 탄원서를 통해 “신설되는 터널도로는 편도 1차선 도로와 연결돼 성내미사거리로 이어지고, 이후에는 성미터널과 판교제1테크노밸리 방향 편도 2차선 도로와 연결되는데 성내미사거리 쪽은 이미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승용차 전용이 된다면 판교제2테크노밸리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현재보다 더욱 악화시키면서 주민들의 불편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고 반발했다.
판교주민연합회 관계자는 “전체 지역민 중 극소수만 터널도로를 반대하고 나머지는 버스전용 터널도로를 희망하고 있다”며 “승용차의 통행을 제한하고 대중교통인 버스만 통행하게 하면 제2테크노밸리의 차량 증가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인 만큼 LH는 공사비를 떠나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시도 버스가 다닐 수 있는 터널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2016년부터 교통대책 일환으로 꾸준히 요구해왔던 사안”이라며 “주민들의 입장을 LH에 전달할 상태”라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26년 상반기 착공, 2028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터널도로를 추진 중”이라며 “2테크노밸리 입주기업들은 빠른 개통을 원하는 등 이해관계자도 많고 민원도 많아 터널도로 형태에 대해서는 현재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