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거리 짧은데 마을경계 산으로 둘러싸여 이동 불편
‘박석고개’ 개통 요구불구 우선 순위서 매번 밀려 고통

“자동차로 5분이면 갈 거리를 40분이나 돌아서 갑니다. 광주 퇴촌면과 곤지암읍은 과거엔 소달구지를 타고 이동이 가능해 지역간 교류가 활발했는데 기술이 더 좋아진 지금 오히려 단절이 가속화됐다니 말이 됩니까.”
광주시 퇴촌면과 곤지암읍 주민들이 십수년째 이같이 하소연하고 있다. 지도로 보면 퇴촌면과 곤지암읍은 맞닿아 있다. 하지만 경계가 산으로 둘러싸여 이동에 한계가 있다.
오히려 예전에는 소달구지 등을 이용해 박석고개를 넘어 20여 분이면 이동이 가능했으나 요즘엔 산을 직접 걸어서 넘거나 타 지역을 거쳐 빙빙 돌아가는 방법만 있다. 실제 퇴촌면 우산리와 곤지암읍 건업리는 직선거리로 2㎞ 정도지만 산으로 막혀 20㎞ 이상을 돌아가야 한다.
이동이 불편해 지면서 곤지암과 퇴촌 주민들의 활발했던 소통 문화까지 전보다 소원하기만 하다. 시대가 흘러 교통망이 확대되고 이동 편의성이 높아졌지만 도로 개설 우선 순위에서 매번 밀리다보니 이들 지역은 예외가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 지역 주민들이 퇴촌면과 곤지암읍을 잇는 도로 개설에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과거 소달구지길 주변을 활용해 관통도로를 건설해 보자는 것이다. 이른바 ‘박석고개’ 개통이다. 해당 도로망이 개설되면 퇴촌면과 곤지암읍간 지역경제 활성화와 상권발전, 지역간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시가 ‘광주시 순환도로’를 추진 중인 만큼 이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퇴촌과 곤지암이 이어짐으로써 취약지역 대중 교통망 확충과 시 관광벨트의 접근성 향상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퇴촌면은 내년에 수도권 시민들의 힐링공간이 될 자연휴양림 조성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지역민들의 목소리는 2023년 ‘퇴촌면 박석고개 건업리간 도로개설추진위원회’ 발대로 이어졌고 이들은 “퇴촌과 곤지암은 상수원보호구역, 그린벨트, 팔당댐 특별대책 1권역 등 각종 규제에 겹겹이 싸여 신음하고 발전도 더딘 상황”이라며 “광주가 각종 고속도로와 간선도로가 위치해 사통팔달의 도시라고 하는데 이곳도 도약의 발판 마련을 위한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도로 개설을 위해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가 관내 주요도로의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광주시 순환도로’ 건설을 추진중인 만큼 해당 현안도 큰 틀에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워낙 지역 숙원사업인 만큼 의지를 갖고 해소해 보려고 하지만 문제는 사업비”라며 “수백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심이 크다”고 말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