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족 가고, 필요한것 오직 하나뿐 ‘요노족’ 온다

 

애슐리 퀸즈, 대기줄 길게 늘어설 정도

실용성·헤리티지 매력 백팩 다시 인기

고물가 시대 저렴한 ‘빈티지숍’ 핫플로

23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애슐리퀸즈 AK수원점이 외식을 하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5.3.2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23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애슐리퀸즈 AK수원점이 외식을 하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5.3.2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유행은 돌고 돈다’. 이는 비단 패션에만 국한되는 말은 아니다.

1992년 TGIF를 시작으로 베니건스, 아웃백 등 패밀리레스토랑과 함께 뷔페 형식의 VIPS, 애슐리가 높은 인기를 끌며 가족·연인·친구들 간의 외식 1번지로 각광받던 때가 있었다. 유행과 함께 점포 수를 늘려가던 업계는 경기불황과 소비침체, 새로운 외식문화의 형성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코로나 전후로 타격을 입으며 하나 둘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팬데믹까지 휩쓸고 지나간 2025년 현재, 패밀리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애슐리 퀸즈’의 모습은 반전이다. 점심과 저녁 시간대가 되면 미리 예약한 손님은 물론 바깥에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을 정도다. 지난 22일에 찾아가 본 수원의 한 애슐리 퀸즈 매장은 주말을 맞아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내부로 들어서면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은 물론 계절에 맞춘 딸기와 디저트류까지 다양하게 차려져 있다.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골라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뷔페의 장점인 만큼 매장을 찾은 사람들의 접시에는 저마다 먹고 싶은 음식들이 소복하게 쌓였다. 식사 후에 먹을 수 있는 후식과 커피·티들도 잘 갖춰져 있었다.

투박해 보이는 모양이지만 실용성 측면과 오래된 헤리티지의 매력을 갖춘 ‘잔스포츠’ 백팩도 유행의 바람이 불고 있다. 수원 스타필드의 잔스포츠 매장은 전국 첫 오프라인 매장으로 지난해 입점했다. 잔스포츠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10~20대의 ‘갖고싶은’ 가방으로 핫하게 오르내린다. 수원 스타필드 매장에도 가방을 사거나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롯데백화점이 오는 19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2층에서 ‘잔스포츠’ 팝업행사를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모델이 잔스포츠 팝업행사를 둘러보고 있다. 2025.2.16 /연합뉴스
롯데백화점이 오는 19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2층에서 ‘잔스포츠’ 팝업행사를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모델이 잔스포츠 팝업행사를 둘러보고 있다. 2025.2.16 /연합뉴스

잔스포츠 가방을 산 김모(26)씨는 “10년 전에 가방을 샀는데 지금도 똑같이 통용되고 있다. 지금 사더라도 10년 뒤에도 멜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가격대도 합리적이다. 이런 제품을 보면 클래식은 영원하다라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빈티지숍도 비슷한 흐름을 반영한다. MZ세대들이 즐겨 찾게 된 빈티지숍은 과거 인기 있었던 여러 종류의 구제의류들을 구할 수 있는 곳이다. 옷 무게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는 곳은 대부분 1㎏당 2만원을 넘지 않는 저렴한 가격으로 셔츠, 재킷, 신발 등을 ‘득템’할 수 있다. 빈티지 제품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와 흔하지 않은 디자인 등도 평범함보다는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

말 그대로 ‘핫’한 유행의 아이콘이 된 아이템들은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닌, 과거의 재현이다. 이렇게 다시 돌아온 유행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성비’이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가 눈을 돌린 곳은 비싸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소비였다.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 뿐’을 추구하는 이른바 ‘요노(YONO·You Only Needs One)’족의 시대가 온 것이다.

/구민주·윤혜경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