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족 가고, 필요한것 오직 하나뿐 ‘요노족’ 온다

 

가성비·가치 추구 경향 ‘대세’로

도내 애슐리 퀸즈 2023년 25→39곳

‘내구성·클래식’ 잔스포츠 매출 급등

국민가게 다이소 작년 매출 4조 돌파

23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애슐리퀸즈 AK수원점이 외식을 하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5.3.2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23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애슐리퀸즈 AK수원점이 외식을 하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5.3.2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인생은 한 번뿐’을 외치며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누려야 했던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족의 시대는 지나간 듯하다. 대신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실용적이면서 가치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요노((YONO·You Only Need One))족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흐름을 반영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애슐리 퀸즈는 지난해 매출 4천억원을 돌파하며 전년도 매출인 2천36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현재 경기지역에서 애슐리 퀸즈의 매장은 2023년 12월말 기준 25곳에서 지난해 13곳이 추가로 오픈했고, 올 초 1곳이 더 문을 열며 39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가격은 성인을 기준으로 평일런치는 2만원을 넘지 않고, 평일디너와 주말·공휴일은 3만원을 넘지 않는다.

팬데믹을 겪으며 사라지던 뷔페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여러 음식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다시 붐이 일고 있는 모양새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제공해 호불호 없이 외식을 즐길 수 있다”며 “시즌 특정 콘셉트를 강화해 재방문율을 높이고, 최근에는 직접 음식을 조합해 먹는 ‘모디슈머’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무신사트레이딩이 공식 유통을 맡은 잔스포츠는 지난해 국내 매출이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지난해 2월 스타필드 수원점 입점에 이어 같은해 10월 스타필드 하남점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으며, 올해 잠실 롯데월드몰에 세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마련했다.

무신사트레이딩 관계자는 “오랜 기간 가방을 메도 내구성이 좋은 제품력과 깔끔하고 클래식한 디자인, 다양한 색상의 조합 등이 인기 요인으로 보여진다”며 “브랜드 헤리티지를 이어가면서도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색상 등을 추가해 재해석한 부분도 트렌드를 이끄는 데 주요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시장에 특화된 상품 개발로 나이대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는 ‘하프 파인트 미니백’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에서 4만원대에 팔리고 있으며, 대부분의 백팩이 8만원이 넘지 않는 가격대를 형성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갑’으로 불리고 있다.

5일 수원시내 한 다이소를 찾은 고객들이 화장품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2025.3.5 /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5일 수원시내 한 다이소를 찾은 고객들이 화장품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2025.3.5 /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돌아온 유행의 기저에 있는 가성비 소비는 ‘다이소’를 국민가게로 만들었다. 5천원을 넘지 않는 가격대와 생활용품부터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소위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다양한 제품군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끈 다이소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기를 반영하듯 경기도의 다이소 매장은 2021년 318개에서 2022년 336개, 2023년 364개로 매년 증가세를 나타냈다. 매출 역시 2022년 2조9천457억원, 2023년 3조4천60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매출은 4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고물가에 따른 경기 악화의 반복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패턴이 늘어난 결과라고 봤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우리나라 전체적인 가계 소득이 낮았을 땐 경제 위기가 오면 소비를 자제하고 통제했었다”며 “최근 소비에서 가성비를 따진다는 것은 과거와 달리 필요한 소비는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어 “예를 들면 구매를 할 때 비슷한 성능의 중고, 리퍼 상품 등 쓰는데 문제가 없지만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고물가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가성비를 꼼꼼하게 따지는 이러한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구민주·윤혜경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