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으로 대상 영예… 인천 1호 전통주의 폼 유지할 것”
세번 발효 ‘삼해주 기법’ 지역성 담아
유년기 ‘밀주’ 떠올리며 인생2막 출발
강화도 쌀·고구마 ‘특산품 원료’ 사용

“제 술이 영원히 인천에 존재했으면 좋겠습니다.”
인천 1호 전통주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는 강학모(64) (주)송도향 대표는 “제 최대 목표는 생존하는 것이고, 또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인천에서 처음으로 지역 특산주를 개발·출시한 인물이다. 전통주 산업이 활성화하기 전부터 전통주 개발·연구를 진행하며 현재는 인천 1호 전통주 업체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전통주산업법에 따르면 시·도무형유산 보유자나 주류부문 대한민국식품명인이 제조했거나 지역특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을 ‘전통주’로 분류한다. 강화도에서 생산된 쌀과 고구마 등 지역 특산품을 원료로 전통주를 만드는 강 대표는 2017년 인천에서 처음으로 지역 특산주 ‘삼양춘(三釀春)’을 등록했다.
강 대표가 전통주 제조업에 처음 발을 들인 건 2008년이었다. 금융 공기업 명예퇴직 이후 제2의 인생을 고민하던 시기, 과거 명절 때면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밀주(동동주)’를 떠올렸다. 강 대표는 인천 계양구 서운동 출신으로 인천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그의 어머니는 김포평야 쌀로 직접 동동주를 빚어 동네 사람들과 나누곤 했다.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을 삼양춘에 담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 대표는 “당시 돈은 없지만 쌀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어머니께서는 겨울마다 술을 빚어 봄에 내놓곤 했다”며 “명예퇴직 이후 고향에서 의미있는 도전을 해보려고 찾아보다가 유년기 시절의 향수가 떠올라 직접 전통주를 만들어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거주하던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술을 빚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공방을 차려 인천에서 처음으로 전통주 면허를 취득했고, 2016년 법인 전환을 이뤄 본격적으로 양조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강 대표는 ‘세 번 빚어(三釀·삼양) 봄(春·춘)에 마시는 술’이라는 의미를 지닌 삼양춘(탁주·약주·청주·스파클링)에 이어 오마이갓 스파클링·탁주 등 여러 종류의 전통주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이들 술은 모두 세 번 발효시키는 ‘삼해주’ 기법을 사용한다.
강 대표는 “인천 문학산성 아래에는 ‘삼해주 고개’가 있다. 인천이 삼해주 전통이 있는 지역이라는 뜻”이라며 “삼해주라는 지역성을 담아 술을 빚고 있다”고 했다.
송도향의 삼양춘 약주와 오마이갓 스파클링 봄꽃 청주 등은 민간이 주최한 대형 주류대상 박람회 부문에서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그 맛을 인정받고 있다.
강 대표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오로지 향기와 맛으로만 평가받아 대상을 탔다”며 “송도향 양조장은 좋은 술, 맛있는 술을 빚어내는 양조장으로 자리 잡았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사실 전통주 시장에서 살아남는 건 매우 어렵다. 좋은 제품을 빚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력 있는 가격과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며 “인천 전통주로서 계속 남아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