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도 ‘G20 유치’ 가능… 경기 남부 MICE 산업 허브로”
부임 직후 ‘직무 순환 교차’ 소통 강화
스스로 움직이는 자립 조직으로 한계 극복
반도체패키징展, 市·산업 동시견인 ‘이상적’
“잠재력 충분·도시가능성 증명 창구로” 강조
더 많은 이야기 담기도록… 역량 집중 포부

“수원컨벤션센터는 빠른 시간 안에 뚜렷한 성과를 쌓아올렸습니다. 이제는 경기 남부 MICE 산업의 중심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가야 할 시점입니다”
민병선 수원컨벤션센터 이사장이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지난해 9월 수원컨벤션센터 이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한국일보·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경기도청 보도특보, 공공기관 홍보책임자, 정당 대변인 등을 두루 경험했다. 언론과 행정, 정치와 시민사회라는 다양한 무대를 거친 그는 지금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작지만 강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벽을 허물고 부서를 잇다
“수원컨벤션센터는 올해로 6년 차입니다. 겉보기엔 안정기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 체계는 지금부터가 ‘진짜’입니다.”
민 이사장은 부임 직후 가장 먼저 조직 진단부터 시작했다. “업무별로 벽이 있었다”는 판단 아래, 부서 간 직무 순환과 교차 경험을 강화했다. MICE 실무 출신이 전략기획을 맡고 기획 인력이 운영 현장을 경험하는 식이다.
“한 분야에만 오래 있으면 익숙함이 장점이 되지만 동시에 한계가 됩니다. 조직 전체의 흐름을 아는 직원이 많아질수록 위기 대응도, 성장도 유연해질 수 있죠.”
이와 함께 내부 리더십 교육, 외부 전문가 특강, 자율 프로젝트 기획도 병행하며 “생각하는 조직, 스스로 움직이는 조직”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 존재감 만드는 기획의 힘
민 이사장은 외부 유치 행사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수원컨벤션센터 스스로 기획을 주도하는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간을 단기적으로 빌려주는 것에 그친다면 한계가 분명합니다. 누가 와도 잘 돌아가는 공간이 되려면 결국 우리 기획팀이 주도권을 가져야 해요. 그게 조직의 힘이고, 지속가능성의 시작입니다.”
수원컨벤션센터는 현재 반도체, 바이오, 친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대상 전시, B2B 상담회 등을 기획 중이며 수원지역 강소기업과 연계한 공동 행사도 구상하고 있다.
“수원컨벤션센터가 지역 산업과 기업의 성장을 돕고, 동시에 도시에 새로운 이미지를 씌우는 창구가 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요.”
민 이사장은 수원의 정체성을 “산업과 역사,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라며 수원컨벤션센터는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수원은 반도체 R&D와 본사 기능이 집중된 도시로, 인근의 주요 생산기지들과 연계해 산업 중심축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런 산업 구조를 고려해 기획한 대표 사례가 바로 ‘반도체 패키징 전시회’다.
“반도체 패키징 전시회는 수원이 가진 산업 기반을 반영한 기획이었어요. 단순 행사 유치가 아니라 도시 브랜딩과 산업 홍보를 동시에 이끌어낸 사례였습니다.”
산업전은 수익성과 함께 도시의 품격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효과도 있다. “전시는 결국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어떤 도시인지, 어떤 산업과 문화를 갖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전달하죠.”

■ 풍광, 입지, 시설… 수원컨벤션센터의 다양한 매력
광교 호수공원과 인접한 입지, 호텔·백화점·상업시설과의 복합 인프라, 우수한 교통 접근성은 수원컨벤션센터의 뚜렷한 장점이다.
“VIP라운지에서 내려다보는 호수공원 뷰는 전국 어디에도 없습니다. 시설도 깔끔하게 설계돼 있고, 행사 유치 후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는 대형 전시장과 정면 승부 하기보다는 기획력·운영력 중심의 특화 전략을 강조한다. “우리는 규모가 작더라도 더 깊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어요. 그것이 수원의 전략입니다.”
민 이사장은 수원컨벤션센터가 경기 남부권 MICE 산업의 허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양 킨텍스가 북부권 중심 역할을 하는 것처럼, 수원은 남부권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성남·화성 등도 컨벤션 시설을 추진 중이지만, 지금 기준으로 안정적 기반을 갖춘 곳은 수원이 유일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경기 남부 전체 MICE 생태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어요.”
■ 공공성과 자립성,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수원컨벤션센터는 수원시 출연금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매년 자체 수익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민 이사장은 “장기적으로는 자립 가능한 구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컨벤션센터 설립에 들어간 3천400억 원은 시민의 자산입니다. 당연히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돌려드려야 하고, 동시에 독립성과 지속가능성도 함께 확보해야죠.”
수원컨벤션센터가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수원시와의 긴밀한 협력과 정책적 뒷받침은 필수적이다. 민 이사장은 수원시와 수원시의회와의 관계를 “정책 파트너십”이라 표현한다. “출연기관과 지자체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수원은 다릅니다. 행정과 정치 모두가 수원컨벤션센터의 역할과 방향성을 지지해주고 있어요.”
그는 행정사무감사에서조차 “날카로운 비판보다 ‘함께 잘해보자’는 당부가 많았다”며 운영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꼽았다.
■ 기자에서 운영자로… 경험이 철학이 되다
민 이사장은 20여 년간 기자로 활동한 언론인 출신이다. 특히 문화부 기자로 보낸 시간은 지금도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수원컨벤션센터 운영 철학의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문화부 기자 시절 전시와 공연, 그리고 문학이 어떻게 한 사람의 감각을 자극하는지를 가까이서 봤어요. 결국 공간은 콘텐츠가 있어야 빛나고, 그 콘텐츠는 사람의 철학에서 시작됩니다.”
그는 시민언론 활동과 행정 경험을 통해 수익성과 공공성, 전략과 문화, 시민과 산업을 함께 바라보는 균형 감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컨벤션센터는 단지 행사장이 아니라 도시를 보여주는 창입니다. 저는 그 창이 더 넓게 열리도록, 그리고 그 안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기도록 설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 G20 정상회의? “수원도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말미, 민 이사장은 “G20 같은 대형 국제행사도 언젠가는 수원이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황된 꿈이 아니라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이다.
“서울, 부산, 경주 같은 도시들도 이미 여러 차례 대형 국제행사를 유치한 경험이 있습니다. 수원도 충분히 그럴 만한 잠재력이 있고요. 도시는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고, 수원컨벤션센터는 그 창구가 돼야 합니다.”
실제로 국제행사 유치는 단순한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도시의 인프라, 접근성, 산업 정체성, 그리고 컨벤션 시설의 운영 역량이 종합적으로 평가되는 과정이다. 민 이사장이 수원을 “도시의 가능성을 증명할 무대”로 표현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는 “조직이 도약하려면 조직원들이 함께 꿈꿀 수 있어야 한다”며 “그 꿈이 실현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저는 수원컨벤션센터가 시민과 산업, 도시를 연결하는 살아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랍니다. 작지만 강한 수원컨벤션센터, 지금 그 방향으로 우리는 분명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민병선 이사장은?
▲한국일보·동아일보 기자(1999~2019년)
▲경기도청 보도자문관(2019~2020년)
▲경기주택도시공사 홍보협력관 (2020~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선대위 대변인 (2021~2022년)
▲시민언론민들레 에디터 (2023년)
▲(재)수원컨벤션센터 이사장 (2024년 9월23일~현재)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