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선사 중에 한국지분 과반이상 ‘유일’

중국조선소 신규선박 건조계약 불이행 탓

‘오리엔탈 펄 8호 카페리선’ 4월7일 반납

주 수입원 운행 중단에 경제적 타격 우려

2001년부터 평택항~중국 용안항 뱃길을 오갔던 영성대룡해운의 오리엔털 펄 8호가 서해대교 밑 구 국제여객부두에 정박해 있다. 4월초부터 이 항로가 운항 잠정 중단에 들어가고 이 카페리 선박도 용선 계약이 끝남에 따라 당분간 오리엔털 펄 8호를 보기 어렵게 됐다. /경인일보DB
2001년부터 평택항~중국 용안항 뱃길을 오갔던 영성대룡해운의 오리엔털 펄 8호가 서해대교 밑 구 국제여객부두에 정박해 있다. 4월초부터 이 항로가 운항 잠정 중단에 들어가고 이 카페리 선박도 용선 계약이 끝남에 따라 당분간 오리엔털 펄 8호를 보기 어렵게 됐다. /경인일보DB

한·중 평택항 카페리(선사) 중 유일하게 한국측 선사 지분이 과반을 넘어 중국 공기업으로의 지분 넘김 요구 압박설에 시달려 온(2024년 5월27일자 8면 보도) 영성대룡해운이 신규 선박 건조기간 내 대체선 확보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불발되면서 다음달 초부터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와관련 항만업계는 영성대룡해운의 경제적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하며 긴장하고 있다.

"평택항 대룡훼리 운행 재개 정부기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5월21일자 9면 보도=중국 발목에 1년째 멈춰있는 평택항 카페리 "정부가 나서야")가 커지는 가운데, '지분 중국 쏠림'을 방치할 경우 고용 불안 등 한국 직원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26일 평택항 카페리 관련 업계 및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평택항에서 중국 산둥성과 장쑤성을 잇는 항로 등에 5개의 선사가 운행하고 있다.이 중 영성 대룡훼리(한국지분 80%·중국지분 20%) 및 B 선사(한국지분 50%·중국지분 50%)를 뺀 나머지 선사들은 중국 측 지분이 70~9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평택항 카페리의 중국 예속화가 진행되고 있다.앞서 한국과 중국 정부는 2013년 제21차 해운 회담에서 양국의 각 카페리 지분율을 50%로 유지하도록 합의했다. 하지만 현재 상호 호혜의 대등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으면서 이에 따른 후유증 우려가 커지고 있다.중국 지분이 많은 카페리 선사의 경우 경영 및 인사권이 중국 측에 있다보니 일방적인 조직변경에 따른 한국 직원 감축, 주요 업무부서 배제, 임금 동결·삭감, 복리 후생 축소 등 차별이 의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평택항 카페리 업계에서는 '중국인 우대, 한국인 홀대'란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특히 대룡훼리의 경우 중국 교통당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종결 후 2023년 8월 중국 산둥성~한국을 오가는 카페리 항로 중 오직 대룡훼리만을 제외한 8개 항로의 여객 운송 재개를 허가했다. 중국 교통당국은 대룡훼리의 이전 대주주가 신규 선박 건조를 이행하지 않은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상당히 부당하다는 지적과 함께 실질적 사유는 중국 국영기업에 대룡훼리의 주식을 매각토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또한 한·중 카페리 지분구조 변동에
https://www.kyeongin.com/article/1693014

30일 평택항 카페리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영성대룡해운 측은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한 중국 조선소의 계약 불이행(리펀드 개런티 미발급)으로 계약금을 송금 못하면서 중국 및 한국 관계기관의 ‘선박 건조기간 내 대체선 투입 조건’ 충족 이행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영성대룡해운이 지난 1월 중국 강소성 A조선소와 신규 선박 건조 계약을 하면서 지정한 중국 대형은행의 ‘리펀드 개런티’(은행 지급 보증)를 A조선소가 발급받지 못하면서 후속 절차 진행이 어렵게 돼 운항 중단 사태를 맞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성대룡해운은 기존에 운항하던 ‘오리엔탈 펄 8호 카페리 선’을 오는 4월7일 ‘반선’(용선 종료 선박을 되돌려 줌)해야 하며, 선박 건조기간 내 운항할 대체 화물선의 용선 계약도 물거품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항만 업계에선 2016년 중국 조선소에서 선박 수리 중 대형사고 발생,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운항 중단 등의 위기를 헤쳐왔던 영성대룡해운이 이번 운항 중단 사태는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 아니냐’, ‘이제 재기는 불가능하다’ 등 부정적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영성대룡해운의 가장 큰 수입원으로 꼽히는 화물 운송사업 운항을 중단함에 따라 타 선사·항로로 분산돼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고, 신규 선박 건조 및 대체선 확보 등을 통한 경제적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성대룡해운 관계자는 “잠정 중단이지 완전히 사업을 접었다는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조속한 사업 재개가 회사의 방침이며 이를 위해 건실한 조선소와 새로운 건조 계약 체결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4월7일 2001년부터 영성대룡해운과 평택항~룽옌항 항로를 운항하고 있는 중국 룽청시 고위 간부들의 평택시 방문계획과 관련, 운항 중단 사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