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선도 못 서고 홍보 소모전만 ‘빙빙’
대한체육회 연기발표 8개월 지나
인천·경기 등 7개 지자체 애간장
예산·인력 쏟으며 유치에 구슬땀
“상반기중 공모 지자체와 소통”

‘멈춰 있어도 우리의 갈 길을 간다’.
인천광역시와 경기도 등 7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한 태릉 국제스케이트장 대체지 선정이 답보 상태(2024년 8월 30일자 2면 보도)인 가운데,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들이 ‘홍보 소모전’에 빠진 모양새다.
28일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2023년 공고된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시설 부지선정 공모에 인천시 서구, 경기도 양주시·동두천시·김포시, 강원도 원주시·철원군·춘천시 등 7개 지자체가 참여했다.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은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되는 400m 국제 규격 훈련장이다.
태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확장·복원을 위해 오는 2027년 철거·이전해야 하자 대한체육회는 대체지 선정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대한체육회가 이사회를 열고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시설 용지 공모 연기’ 안건을 서면으로 의결하면서 문제가 됐다.

대체지 선정 절차가 중단된 지 약 8개월이 지났지만 지자체들은 여전히 유치를 위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정 절차가 지지부진한 상황에도 체육계 주요 인사가 오는 행사에 시·군민, 시·군청 직원, 체육회 직원 등을 동원해 홍보전을 하거나 관련 예산과 인력 투입이 상당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종오 의원실에 따르면 공모에 참여한 7개 지자체는 지난 2년간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관련 홍보 예산으로 11억6천여만원을 사용했다.
공모에 참여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현수막이나 피켓 등으로 홍보해 국제스케이트장을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기회가 될 때마다 홍보하고 있지만 대한체육회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확답이 없어 안타깝다. 사실상 희망고문이 되기 때문에 빨리 결정되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대한체육회는 태릉선수촌 종합정비계획과 유산영향평가 연구 용역 등을 마치고 공모 절차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올 하반기 중 국제스케이트장 대체지 선정 공모에 참여한 7개 지자체와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