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작품 속에서 ‘나’를 바라보다
‘자아정체성·다양성’ 주제 담아
수원시립만석전시관 74점 전시
갑빠오 ‘스몰피플’ ‘유어페이스’
오택관 ‘마주하는 심연’ 등 선봬
담벼락 꾸미는 참여형 콘텐츠도

거울 조각을 켜켜이 쌓아 만든 주택은 관람객을 비춘다. 관람객의 시선의 높낮이에 따라 거울 속에 비친 서로 다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유년시절에 살았던 주택을 본인만의 언어로 풀어낸 오택관 작가의 작품 ‘마주하는 심연’이다. 작가는 본인의 정체성을 형성한 공간으로 ‘옛집’을 택했다.
‘자아정체성’과 ‘다양성’을 주제로 한 ‘모두의 인쌩쌩쌩: 나를 찾는 찬란한 조각’전이 7월25일까지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열린다. ‘마주하는 심연’은 전시실에 자리한 74점 작품 중 하나다.
전시에는 갑빠오, 오택관 작가가 함께했다. 이들의 작품은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각자의 예술적 사유를 풀어낸다.

전시는 두 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전시실 초입 ‘너와 나의 모습’은 평범한 일상 속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조망하는 갑빠오 작가가 참여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스몰 피플(small people)’ ‘유어 페이스(your face)’ 등을 선보인다.
그중 강렬한 원색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 ‘Helper’는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작품 속 인간의 존재는 동물에게 위협이 될 지, 도움이 될 지 알 수 없다. 이는 작가가 의도한 빈틈으로,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어진 두번째 섹션 ‘거울과 나’에서는 오택관 작가의 작품 ‘마주하는 심연’을 만날 수 있다. 약 3m의 공간, 거울과 페인팅으로 꾸며진 이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첫선을 보인다. 오택관 작가는 작품 의도를 이렇게 설명한다.
“전시실 공간이 하늘, 담벼락, 집으로 나뉘는데 하늘은 외부이고 집은 내부입니다. 담벼락은 그 둘을 연결하는 존재죠. 그런 의미에서 관람객들이 담벼락을 꾸밀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도 마련한 겁니다.”
담벼락을 꾸미는 벽돌에는 관람객들의 작품 감상이 담긴다. 오택관 작가는 “전시실 벽면 가득 관람객들의 사유를 담는 게 목표”라며 “생각을 나누다보면 사유가 깊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감상을 적을 수 있는 벽돌 조각을 함께 준비했다”고 했다.
한편, 만석전시관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어린이에서 모든 연령으로 관람층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