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이 낳은 최고의 스타는 1·2차전에서 잇따라 동점골과 결승골을 집어넣은 데이비드 잭슨(원주 TG)이다.

하지만 잭슨의 마지막 한 방은 '최고용병' 마르커스 힉스(동양)에 맞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한 대결을 펼친 '슈퍼루키' 김주성(TG)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챔프전 시작전 동양의 압승이 예상됐던 가장 큰 이유는 힉스의 가공할 공격력을 김주성이 막기는 버거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김주성은 1차전(18득점·11리바운드)에서 힉스(28점·12리바운드)와 대등한 활약을 펼친 데 이어 2차전(22득점, 7리바운드)에서는 오히려 힉스(18점·4리바운드)를 압도했다.

당초 김주성 혼자 막기에는 버거울 것으로 예상해 정경호 등 식스맨들을 동원해 힉스를 협력 수비할 것을 구상했던 TG 전창진 감독은 김주성이 혼자서도 힉스를 기대 이상으로 잘 묶자 공수에서 한결 여유있는 작전을 구사할 수 있었다.

창원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급격한 체력 저하를 겪었던 김주성은 “챔프전에서 훨씬 몸상태가 좋다”면서 “힉스의 플레이가 익숙해졌고 동료들도 잘 도와줘 잘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주성이가 계속 지금 정도만 활약한다면 남은 경기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에 맞서는 힉스도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2차전에서는 발목이 좋지 않아 후반에 김주성에게 밀린데다 마지막 동점 찬스에서 날린 슛도 실패했던 힉스는 최우수 외국인선수의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국내 선수 못지않은 승부욕과 투지, 그리고 우승을 향한 집념을 갖고 있는 힉스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회복한다면 상승세를 타고 있는 TG의 기세를 단숨에 꺾을 수 있다는 것이 김진 감독의 기대다.

김 감독은 “1·2차전은 완전히 잭슨에게 농락당한 경기였다”고 평하면서도 “하지만 힉스를 비롯한 우리 공격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3차전을 잡아 분위기를 돌리겠다”는 김진 감독과 “많이 지친 것이 사실인만큼 다시 한번 정신력을 추슬러 4차전으로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전창진 감독.

우승컵의 향방에 가장 큰 분수령이 될 3차전은 7일 오후 6시 원주에서 열린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