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 노래에 힘 보탠 ‘떼창의 민족’
8년만에 찾은 세계적인 영국 록밴드
화려한 시각효과·풍성한 음향 ‘압도’
20곡 넘게 부르며 평화와 사랑 전달

“That you’ve got a higher power. Got me singin’ every second”(당신은 더 높은 힘을 갖고 있어. 날 매 순간 노래하게 해)
세계적인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8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지난 18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를 찾은 관객들은 콜드플레이라는 우주를 여행했다. 화려한 시각 효과와 풍성한 음향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관객을 압도했다.
공연 시작에 맞춰 멤버들의 등장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리더 크리스 마틴은 바닥에 키스를 한 뒤, 두 손 벌려 관객들을 조종했다. “1, 2, 3”를 외친 후 첫 곡 ‘higher power’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공연장이 흔들린다고 느껴질 정도로 시작부터 열기는 뜨거웠다.
관객들은 한국인이 떼창의 민족이라고 불리는 것을 보여주듯, 어느 곡이나 가사를 따라 불렀다. 콜드플레이의 대표곡인 ‘viva la vida’ 전주가 나오자 관객들은 ‘오오오 오오’라며 떼창했는데, 모두가 하나된 순간이었다. 크리스 마틴도 메인무대와 돌출무대를 뛰어다니며 관객과 함께 즐겼다.
또 크리스 마틴은 한국어로 “여러분과 함께해서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라며 “한국어 서툴러도 이해해 주세요. 다들 행복하세요”라고 말하며 감사의 말을 수차례 전했다. 그는 약 2시간30분 가량 진행된 공연에서 쉬지 않고 20곡을 넘게 소화하며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간결했다. 평화와 사랑. 밤하늘의 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yellow’를 부를 때는 공연장이 온통 노란 불빛으로 물들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를 바칠 수 있다’는 가사를 부르며 관객들은 사랑을 노래했다.
콜드플레이의 공연은 세대와 국적을 아울렀다. 스탠딩석에선 한 모녀가 함께 공연을 즐기고 있었고, 한국에서 콜드플레이의 공연이 열리자 주변 국가 팬들도 함께했다. 콜드플레이가 원했던 가족, 반려견 등 어느 대상에 사랑을 전하자는 의도가 통한 것.
공연 마지막 곡인 ‘feelslikeimfallinginlove’를 부르고 난 뒤엔 크리스 마틴이 직접 한국어로 “사랑을 믿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연을 관람한 유하준(27)씨는 “평생 잊지 못할 공연”이라며 “콜드플레이의 메시지는 갈등과 이기주의로 가득 찬 현대사회에 평화와 사랑의 작은 씨앗을 심어야 한다는 감동을 줬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한 내한 공연은 오는 25일까지 6회의 공연을 선보이며 약 30만명의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역대 내한 가수 중 최다·최대 규모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