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와 동갑내기 된 둘… ‘열한번째 봄바람’ 추모

 

인천시교육청 학생참여위원회 일원

당시 심경·“기억하겠다” 진심 전해

“국가, 비극 되풀이 없도록 신경쓰길”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내용의 다짐문을 발표한 이서우(오른쪽) 양과 모하메드부르한 군. 2025.4.16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내용의 다짐문을 발표한 이서우(오른쪽) 양과 모하메드부르한 군. 2025.4.16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세월호 참사 11주기였던 지난 16일 인천시교육청에서 추모 문화제가 진행됐다. ‘열한번째 봄바람, 기억을 안고 희망을 피웁니다’를 주제로 진행된 이 행사의 마지막은 인천시교육청 학생참여위원회 활동을 하는 고등학생들이 장식했다.

주인공은 이서우(인천이음고1)양과 모하메드부르한(인천반도체고3)군이다.

세월호 참사는 많은 고등학생의 목숨을 앗아갔다. 11년이 지나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이들이 참사를 당했던 학생들의 나이가 돼 “참사를 기억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다짐문’을 발표했다.

다짐문에서 이들은 “슬픔 속에서 배운 소중한 가치를 우리의 일상 속에 심겠다”며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손잡고 나아가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서우 양은 이번에 다짐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더 깊게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양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에는 저는 너무 어려서 참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이번에 다짐문을 쓰면서 다시 느낀 것은 너무나 잘못된 일이었고, 살 수 있었던 생명이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양은 또 “세월호라는 참사가 일어난 지 11년이 지났는데도 이태원 참사나 제주항공 항공기 참사와 같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가에서 안전에 대해 더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도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은 행사 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양은 “처음엔 유가족 분들이 오신 줄 몰랐다”며 “행사가 진행되면서 알게 됐는데, 유가족 분들이 너무 슬프게 우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모하메드부르한군은 다짐문에 세월호 참사 당시 느꼈던 감정을 담았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 다짐문을 쓰기로 했다”며 “제가 참사 소식을 처음 듣고 느꼈던 감정 등을 솔직하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가졌던 생각에 대해서 반성하기도 했다.

모하메드부르한 군은 “사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수학여행에 변화가 있었고, 걸림돌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제 생각이 무책임한 것이었다는 점을 크게 느꼈다. 너무나 안타까운 참사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청이나 정부가 학생들의 안전을 더 보살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