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나는 물의 정령 ‘공생이’야. 지구별 친구들을 소개해줄게.”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짓는 경계를 허물고, 나아가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세계. 이런 미래를 살아갈 어린이를 위한 전시가 열린다.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상설전 ‘우리는 지구별 친구들’이다. 지구별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 곤충, 균류를 소개하는 전시 캐릭터 공생이를 따라가다보면 다양한 생태계 구성원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어렴풋하게나마 터득할 수 있게 된다.

송문희 도어린이박물관 관장은 “전시를 관통하는 주요한 메시지는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연결”이라며 “어린이뿐 아니라 가족 단위 관람객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어린이박물관은 주로 어린 관람객이 찾는 공간인 만큼 ‘공존’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놀이로 풀어내려 했다. 이런 노력은 전시 공간 곳곳에서 드러난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우리 모두 변신’은 관람객의 특성을 반영한 생명체를 디지털로 구현하고 이를 이른바 ‘공생의 숲’ 일원으로 살아가게 하는 AR콘텐츠다. 말하는 인공지능 거북 ‘오로라’와 거꾸로 서서 재주를 부리는 로봇개 ‘레오’와 특별한 만남을 통해 새로운 존재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미래를 상상해볼 수도 있다.

낮은음자리표인 ‘바음자리’를 닮은 놀이터 ‘흔들흔들 사이공간’에서는 관람객들이 서로의 위치를 조절하며 미세하게 움직이는 바닥의 기울기를 맞추며 뛰놀고, 기후변화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미래를 그려낸 ‘수리솔수중연구소에서’는 반응형 콘텐츠를 활용해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가상의 바닷속 수중도시 ‘네오-워터피아’에서 공생이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기이한 미래 음식을 만들어보는 ‘모두의 식탁’, 신체 각 부분을 새로운 시선으로 만날 수 있는 ‘미래 신체 의상실’ 등은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상설전으로 원하는 때 즐길 수 있어 더욱 반가운 전시다. 3층 상설전뿐 아니라 도어린이박물관 곳곳에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된 만큼 여유를 갖고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