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광·물·영양염’ 3박자 갖춘 해역
도해양수산자원硏, 품종 개량 매진
수확량 늘리는 성장력 강화에 초점
브랜드 종자 인정받기 위해 안간힘
김 생장에 필요한 세 가지 조건은 채광과 물 그리고 영양염이다. 경기 바다는 이 요소들이 고루 갖춰진 해역이다. 특히 수온이 남해보다 낮아 같은 품종이라도 맛이 더 잘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밥상에 오르는 조미김 대부분은 남해 김에 경기도 김을 섞어 만든다. 어민들과 중도매인들은 입을 모아 경기 김의 혼합 비율이 가공 김의 맛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기도 김은 높은 품질에 비해 생산 면적이 좁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현재 경기 바다 내 김 양식 면허는 사실상 포화 상태다. 서해 먼 바다로의 확장도 타 어업 구역과의 이해 충돌과 대중 무역항로 중첩 등으로 현실성이 낮다.
이처럼 낮은 수온과 풍부한 영양염이 빚어낸 경기도 김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명성에 걸맞은 이름을 갖기 위해선 기존에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품종 개발이 핵심이다. 이에 경기도는 오는 2030년 신품종 등재를 목표로 ‘경기 바다만의 답’을 찾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경기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5년째 김 품종 개량에 매진하고 있다. 식용 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방사무늬돌김’의 형질을 개량해 생산량을 높이는 것이 주된 연구 과제다.

김성민 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 연구사는 경기도 김의 가치를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김의 생산성 강화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김을 수확할 수 있도록 성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개량 품종은 기존보다 10%가량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으며, 엽체(잎)를 길고 좁게 개량해 마른 김 가공 시 세척 공정을 단축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김 연구사는 이 품종을 오는 2030년까지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식물품종보호센터에 등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수산식물품종보호센터에는 방사무늬돌김 품종 25종이 등록돼 있다. 이 중 국립수산과학원이 15종, 지자체가 6종(전남 2, 전남 장흥군 3, 충남 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경기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의 품종 등재가 확정되면 경기도 김도 당당히 이름을 가진 ‘브랜드 종자’로 인정받게 된다.

전방 산업인 품종 개량에 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가 나서는 사이 후방 산업 육성을 위한 경기도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2018년 물환경보전법 개정 이후 마른 김 생산공장 신설이 수도권에선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도는 일정 수준의 하수처리 설비를 전제로 규제 완화를 환경부에 지속 건의 중이다. 동시에 서천, 군산 등 타 지역 사례를 참고해 해안 인접 공업단지를 중심으로 신규 마른 김 생산 부지도 물색 중이다.
경기도 김의 브랜드화 작업 역시 추진 중이다. 도 관계자는 “도 자체 품종이 등재되면 경기도에서만 나는 고품질 김을 특화해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전까지는 생산시설 입지를 찾고, 환경부 및 시·군과의 협조 체계를 구축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