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말씀대로 희망의 빛이 어둠을 물리치는 세상 오길”

 

신자들 마지막 인사 건네려 긴줄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살아온 인물”

분향소 찾은 시민들 눈물로 작별

23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천주교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추모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 2025.4.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23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천주교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추모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 2025.4.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약자를 위해 살았던 교황의 삶과 그의 생전 메시지처럼 저부터 바뀌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일상에서 만난 타인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합니다.”

23일 오전 9시30분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주교좌성당 앞, 프란치스코 교황 분향소를 찾은 김수연(59)씨는 애써 울음을 삼키며 이렇게 말했다. 평일 오전이었지만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 위한 신자들로 성당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이날 오전 9시에 시작한 추모 미사가 끝날쯤 빈소를 찾은 이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빈소를 빠져나온 일부 조문객은 성당 앞 성모마리아상을 바라보며 한참동안 묵념을 했다.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는 이도 있었다.

23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천주교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추모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 2025.4.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23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천주교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추모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 2025.4.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천주교 신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약자를 보듬어온 사람’으로 기억했다. 추모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8시부터 기다렸다는 박민수(27)씨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서 교황명을 가져올 만큼 교황은 소외된 이를 위해 살아온 인물”이라며 “최근 건강을 회복했다고 들었는데 부활절 후 갑자기 선종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천주교 신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 중 한국을 가장 사랑한 사람”이라며 “2014년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는 등 늘 약자 편에 섰고 이를 몸소 실천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가족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중년의 한 신자는 “교황은 늘 희망의 빛이 어둠을 물리칠 수 있다는 말을 했다”며 “교황의 뜻을 따라 어수선한 사회가 진정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했다.

23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천주교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추모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 2025.4.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23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천주교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추모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 2025.4.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이날 천주교 수원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를 주교좌성당 안에 마련했다. 매 정시마다 미사가 진행되며 첫 추모 미사는 교구 총대리인 문희종 요한 세례자 주교가 주례를 했다.

분향소는 25일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26일 오전 10시에는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단 공동 추모 미사가 열릴 예정이다.

이용훈 수원교구장은 26일 바티칸에서 거행될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참석한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