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악취·공원화 입장차
2년후 입주인데 ‘민원폭탄’ 불보듯
“시일 내 개선안 확정·착수 계획”

3기 신도시 부천 대장지구와 인접한 굴포하수처리장 환경개선사업이 지자체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이견에 수년째 공전하고 있다.
부천시는 신도시 입주민을 위해 악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LH가 사업비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협의가 장기화되고 있는 탓이다. 이대로라면 향후 신도시 입주민들에 의한 ‘민원폭탄’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마저 나온다.
27일 부천시 등에 따르면 시와 LH는 2019년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정책 발표 이후 지금까지 굴포하수처리장 환경개선방안에 대한 협의를 이어왔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3기 신도시인 대장지구와 관련해 굴포천 주변 수변공간 22만㎡는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굴포하수처리장과 자원순환센터는 지하화해 30만㎡ 규모의 멀티스포츠센터와 체험학습장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LH의 입장은 사뭇 달랐다. 시가 정부 방침 대로 지하화 또는 복개 후 공원화를 요구한 데 대해 LH는 과도한 사업비 등을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LH는 악취가 주로 발생하는 1차 침전지 수처리시설 일부에 대해 덮개와 막 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시는 밀폐되지 않은 이들 시설로는 악취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맞섰다. LH는 여유 부지를 활용한 단계별 지하화가 필요하다는 시의 의견에 대해서도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결국 시와 LH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굴포하수처리장 환경개선사업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시 관계자는 “악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밀폐 시설이 필수”라며 “사업비 등의 문제로 LH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지만,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확실한 정비방향을 잡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협의가 늦어질수록 3기 신도시 입주민들의 불만이 폭증할 우려가 크다. 부천 대장지구의 경우 입주자모집 공고와 본청약이 이어지며 이르면 오는 2027년부터 입주가 시작될 전망인데, 사업추진이 늦어질수록 악취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빗발칠 우려가 크다. 이에대해 LH 관계자는 “현재 악취개선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신도시 입주시기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시와의 협의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선안을 확정하고 개선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부천 대장동 434일원 19만5천㎡에 조성된 굴포하수처리장은 1995년 건설된 시설로 인천 계양과 부평·부천지역에서 유입되는 생활하수(1일 90만t)를 처리하고 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