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주시가 유치에 성공한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2024년 9월12일자 1면 보도) 설립과 관련, 그동안 준비과정 속의 숨은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신의 한 수’란 평가를 받고 있다. 시대 변화에 발맞춘 혁신형 공공의료원 기능 수행으로 단순 의료기관 건립을 넘어 초고령사회와 의료공백이란 두 가지 큰 과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 ‘신의 한 수’
시가 공공의료원을 건립할 호평동 백봉지구는 2016년 지구단위를 계획해 결정된 종합의료시설 부지(약 3만3천803.9㎡)로, 2021년 시에 기부채납됐다. 당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한 민간업체는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시도 2019년 6월 백봉지구 종합의료시설 사업시행자 공개모집을 진행했다. 시가 전국의 공공의료기관과 대학병원 등에 종합의료시설 부지 안내문을 발송했지만 이에 응답한 병원은 없었다.
공유재산법에 따른 부지 무상양여 불가와 빅5 등 상급 종합병원 입주에 부지면적의 부적합성 등으로 인해 해당 부지는 장기간 방치돼 왔다. 특히 해당 부지는 민간에 대해 무상 임대를 할 수 없는 토지임에도 정치권에서는 선거 때마다 종합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주광덕 시장은 백봉지구 종합의료시설 부지와 관련해 현실성 있는 병원 유치 방안을 위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치밀한 정책 설계와 전략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공공보건의료법상 토지 무상 임대가 가능한 공공보건의료기관 유치를 적극 검토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시의 입장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묘책이었다. 그래서 공공의료원 유치 결과에 대해 신의 한 수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남양주시의 공공의료원 부지는 100% 시 소유로 확보하고 있고 부지 자체도 이미 도시계획상 종합의료시설용지로 지정돼 있어 도시계획 변경 절차없이도 건립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초고령화 시대에 해법 찾은 남양주
고령화 사회에 접어둔 지자체들은 현재 의료와 돌봄 서비스란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시대의 흐름과 돌봄기능을 포함한 공공의료원의 기능을 고려할 때 혁신형 공공의료원은 이에 대한 시의적절한 선택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남양주의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13만1천987명으로 전체 인구의 18.06%를 차지하고 있다. 노령인구 추세를 집계한 결과 2027년 20.5%로, 앞으로 2년 이내에는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한 곳의 대학병원도 없이 오랫동안 겪어온 의료격차 문제는 시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다. 이에 시의 경기동북부 공공의료원 유치는 단순히 의료기관 유치를 넘어 시가 초고령사회와 의료공백이란 두 가지 큰 과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팬데믹과 같은 대규모 감염병 거점병원으로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 감염병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고 소아청소년관·산부인과 등 공공이 책임지는 필수의료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유치에 성공한 경기동북부 공공의료원은 300병상 이상 규모로 건립돼 초고령사회를 대비하고 의료취약지 해소, 보건복지의 균형발전을 이끄는 지역의 미래 전략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