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프트럭 석달간 3천대 질주 곳곳 깨지고 금가
농번기 앞두고 농민들 장비이동 불편·안전위협
농어촌공사 안성지사 “복구 안되면 법적 조치”

국도 38호선 평택시 신궁리 일원 도로점용·건축허가 과정에서 기관 간 협의 없이 도로변 메타세쿼이아 나무 수십 그루가 잘려나가 논란(4월21일자 9면 보도)이 되고있는 가운데 이번엔 관련 농지 매립과정에서 주변 농사용 도로가 크게 파손돼 농번기를 앞둔 농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8일 평택시와 신궁리 일대 농민들에 따르면 한 농산물재배업체가 재배시설 설치를 위해 2023년 6월 국도 38호선 도로 안중 방향 팽성읍 신궁리 1천634㎡에 대한 진·출입로 목적의 도로점용(연결) 허가 신청에 이어 2024년 1월 동일 선상 농지 3필지 7천375㎡의 개발행위(건축허가 등)를 신청, 시의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개발행위 허가 부지에는 최근 흙이 매립되기 시작했고 경사가 큰 국도 38호선과 높이를 맞추기 위해 많은 양의 흙을 매립하면서 도로 옆 경사면 수령 21년된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토사에 파묻혔다. 흙에 파묻힌 나무의 토사를 걷어내는 대신 절단하면서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했던 메타세쿼이아 도로가 황폐해져 시민들과 이용자들의 비난이 잇따랐다.
이뿐만 아니라 40t 덤프트럭(3개월간 3천여 대)들이 농사용 도로(농로)를 질주하면서 또다른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
매립부지 반경 1~2㎞ 내 논 주변 농로 군데군데가 깨지고 금이 가 있는 등 파손되면서 농사장비 이동에 여러가지 불편이 발생했고, 장비 고장 등이 우려되는 등 농번기를 앞두고 분주한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또 40t 덤프 트럭이 농로를 오가면서 떨어진 흙으로 인해 길이 미끄러워졌고 매립 부지에 흙을 하차하면서 발생한 흙 먼지가 인근 안성천 공원, 주택가 등으로 퍼지면서 관계 당국의 환경 피해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당지역 농민들은 “많은 흙을 실은 덤프트럭들이 오가면서 농로가 파손됐고 논에 나와 일하는 농민들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기관들 간에 논의되지 않고 있어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관련 이 일대 농로를 유지·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안성지사는 최근 매립부지 주변 농로를 현장 확인한 결과 무거운 중·장비로 인해 농로가 깨져 있고 금이 간 상태를 파악 후 원인 제공 업체에 원상 복구를 요청해 처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안성지사 측 관계자는 “원상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형사 고발은 물론 개발행위 허가를 내준 평택시를 상대로 법적 조치도 할 수 있다”고 밝혀 농로 파손 원인 제공, 원상 복구 여부 등을 놓고 관계기관 간 충돌도 발생할 수 있어 긴장감마저 돌고 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