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전구장에서 2003프로야구 올스타전 식전행사로 벌어진 연예인야구팀 '재미삼아'와 올드스타팀과의 경기에는 80년대 최고의 그라운드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올드스타팀 선발투수는 국내 사상 최초로 1천탈삼진을 달성했던 '강철어깨' 최동원(SBS 해설위원)이 맡았고 원년(82년) 홈런왕 김봉연(극동대 교수)이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또 현역시절 최고의 유격수로 통했던 김재박 현대 감독과 89년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 유승안 한화 감독, 85.88년 한국야구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MVP) 김성한 기아 감독이 각각 유격수와 포수, 2루수로 수비에 나섰다.

이밖에 8차례나 3루수부문 황금장갑을 끼었던 한대화 동국대 감독과 4차례 타격왕에 빛나는 장효조도 각각 3루수 겸 6번 타자와 외야수 겸 3번 타자로 출장했다.

한편 유일하게 3년 연속(89-91년) 투수부문 3관왕(다승.방어율.탈삼진)을 기록했던 '국보급투수' 선동열(일본프로야구 주니치 코치 연수)은 3회초 구원등판했다.

▲연예인야구팀 인기 '짱'
연예인으로 구성된 '재미삼아'팀은 실력에서 올드스타팀에 크게 뒤졌지만
인기도에서는 올드스타팀을 압도했다.

1루 지정석과 외야석에는 톱탤런트 안재욱과 지성의 팬클럽 회원들이 이름을 연호하고 고무풍선을 흔들며 열렬하게 응원했다.

또 가수 김건모와 이성진, 탁재훈, 개그맨 심현섭, 김제동, 이병진도 경기 전사인을 받으려는 소녀팬들이 몰리는 등 인기가 높았다.

반면 올드스타팀 추억의 스타들은 젊은 팬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승엽, 연예인야구팀 한수 지도
한국 현역선수 중 최고의 거포로 통하는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경기
에 앞서 연예인야구팀이 몸을 풀고 있던 3루쪽으로 찾아가 타격시범을 보이는 등 한수 지도했다.

이승엽은 특히 한때 삼성의 이벤트 아나운서로 활약했던 인연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는 선배 김제동에게 스윙을 직접 코치해줬고 김제동은 이승엽의 외다리 타법을 흉내내 주위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재미삼아팀 김희성 감독은 "매주 토요일 연습과 시합을 병행하며 꾸준하게 훈련해왔다"며 "실력차는 많이 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선동열, 140㎞ 강속구 과시

'선동열의 강속구와 연예인팀의 변칙야구의 대결'국보급 투수 선동열이 17일 삼성증권배 2003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연예인들로 구성된 '재미삼아'팀을 상대로 최고 구속 140㎞의 강속구를 뿌리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왕년의 스타 선수로 구성된 올드스타팀으로 경기에 나선 선동열은 경기 전 "지금도 스피드건에 140㎞가 찍힌다"며 "마음만 먹으면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을수 있다"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연예인팀의 선발 김건모(가수)가 "내 최고 구속이 120㎞"라고 자랑을 하자 선동열은 "왼손으로 던져도 그정도 스피드는 나온다"고 응수했을 정도.

올드스타팀의 세번째 투수로 3회에 등판한 선동열의 평균 구속은 140㎞에 육박했고 첫 대결을 펼친 가수 이성진은 '너무 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영화배우 공형진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잘 봐 달라며 선동열에게 큰절을 하기도 했다.

선동열은 또 5회에 한국최고의 유격수로 불렸던 김재박 현대 감독과 포지션을 바꿔 유격수로 나서 안타성 타구를 수차례 막아내는 수비로 박수 갈채를 받았다.

선동열의 강속구 못지 않게 연예인팀의 선전도 그라운드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개그맨 심현섭은 근엄한 표정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하고 타석에 들어 섰지만 상대 선발 최동원의 몸쪽 빠른 공에 화들짝 놀라며 강력한 항의 제스처를 취했다.

주눅이 든(?) 최동원은 곧바로 심현섭에 느린 공을 던지다 좌전안타를 얻어 맞았고 이성진(가수) 등의 후속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연예팀은 매회 기발한 반칙으로 상대와의 신경전에서 기선을 제압, 2회 초까지 3-1로 앞서 갔지만 공수 교대 뒤 선발 김건모가 올드스타의 신경식에게 2점 홈런 등을 허용하며 2-5로 순식간에 뒤집어졌다.

연예인팀은 강속구를 던진 선동열을 상대로 5안타를 뽑아내는 등 모두 12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결국 6이닝 경기에서 9-12로 패했다.

이 경기의 최우수선수는 2회 OB(현 두산)의 원년 멤버 신경식(올드스타)과 탁재훈(연예인팀)에게 돌아갔다.

또 몸을 사라지 않는 펜스플레이를 펼친 연예인팀의 3루수 이성진은 미기상을 받았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