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평양에서 올림픽을 봅네다.” 그동안 올림픽 등 국제체육대회 중계권을 확보하지 않은 채 '해적방송'을 해오던 북한이 이번 아테네 올림픽은 '떳떳하게' 평양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북측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는 남측의 방송위원회에 아테네 올림픽 방송중계 지원을 요청했으며 남측이 이를 수용함에 따라 가능해진 일이다.

이에 따라 아테네에서 치러지는 북측 선수들의 경기장면은 아테네에서 해저케이블을 통해 서울에 전송돼 서울에서 다시 타이콤 위성을 통해 평양에 쏘아주게 된다.

방송위원회는 그간의 협의에서 우선 북측에 중계권을 확보해 오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북측은 지난 7월말 올림픽 중계권 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아세아태평양방송연맹(ABU)측과의 협의를 통해 올림픽 중계권을 무상으로 받기로 했다.

중계권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방송위측은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때 북측에 중계방송을 제공한 전례에 따라 북측에 지원을 하기로 합의한 것.

정부 관계자는 8일 “남쪽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북측에 전달해준 전례가 있어 중계전송에는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문제는 돈. 북측에 화상 전송을 위해서는 위성사용료가 3억∼4억원 정도가 필요한데 이 중 방송위가 1억5천만원 정도만 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어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해줄 방침이다.

또 이번 협의를 통해 남측 방송기술진은 아테네 현장에서 북측 선수들의 경기모습을 많이 촬영해 북측에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