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선수는 개인과 단체 종목을 불문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많은 시간을 훈련에 투자해야 한다. 또한 내일의 희망을 이루기 위해 사생활을 포기하는 등 외롭고 힘든 투쟁의 삶을 살아야 한다.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인간의 본능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며 항상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하는 등 어려운 인생 레이스를 펼쳐야만 한다.

최근 김남일(전남) 선수가 올림픽축구국가대표팀에서 중도하차하는 불운을 겪었다. 김남일 선수는 그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는 바쁜 일정으로 체력저하는 물론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와일드카드로 올림픽팀에 합류한 뒤에는 결국 연습도중 발등 피로골절로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운동 선수는 국가나 소속팀이 원하면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한다. 하지만 결정적일때 부상을 당하면 모두에게 안타까움만 안겨줄 뿐이다.

한국의 스포츠세계는 선수들에게 상당히 좁은 선택권을 준다. 국가나 구단, 그리고 감독의 선택이 막강하다 보니 선수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없다. 또한 사회적 분위기와 정서적으로도 선수들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진 축구 시스템을 갖춘 유럽이나 남미 등에서는 스타선수들의 입장을 충분히 받아줄 수 있는 창구가 항상 열려 있고 선수는 축구팬과 연결돼 국가나 구단, 그리고 감독이 서로 보호하면서 성장과 발전을 함께 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수를 보호하는 시스템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 우선 감독과 선수들이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관계를 빨리 회복해야 한다. 감독은 선수들이 감독권위에 도전한다는 권위주의 보다 선수들이 베스트컨디션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또한 인생의 컨설턴팅까지 해주면서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위한 지장과 덕장이 돼야한다.

과학적인 점검을 통해 선수들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치료장비와 물리치료사 등 선수들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선수들도 성실한 자기관리와 함께 자기 희생을 통해 축구팬과 국가, 소속팀, 더 나아가 국민들에게 더 큰 꿈과 희망을 준다는 사명감으로 선수생활을 지켜 나가야 한다.

한국 스포츠계에도 모두가 함께 서로 아끼는 정신과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감독과 선수, 그리고 협회나 축구팬들이 자신의 역할만 강조하기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진정한 축구발전을 이뤄내보자.<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경기운영과장·前 sbs축구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