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3일째인 16일(한국시간 오후 10시 현재) 한국은 이보나(상무)가 한국 사격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트랩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세계 최강을 달려 금메달이 확실시되던 한국 배드민턴 혼합복식 김동문(삼성전기)-라경민(대교눈높이)조는 어이없게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보나는 이날 마르코폴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여자 트랩 경기에서 본선과 결선 합계 83점을 획득, 호주의 수잔느 발로(84점)와 스페인의 마리아 친타날(84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이보나는 이로써 한국 사격 사상 처음으로 트랩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한 주인공이 됐다. 이전까지는 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박철승 현 상무 감독이 남자 더블트랩에서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의 천민호(경북체고)는 결선에서 101.6점을 쏴 696.6점으로 4위에 그쳤으며 함께 출전한 제성태(경희대)도 합계 696.6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태극검객들도 펜싱 남자 플뢰레에서 나란히 16강에 올랐으나 8강의 고비를 뚫지 못하고 모두 탈락했다.
박희경(울산시청)은 개인전 16강전에서 세계 최강 안드레 카사라에게 13-15로 패했으며 최병철(상무)도 세계 5위 페터 조피크(독일)에게 10-15로 무릎을 꿇었다. 또 하창덕(상무)도 세계 2위 살바토레 산초에게 6-15로 패했다.
한국 펜싱은 이로써 전날 여자 에페 메달 후보 김희정(충남계룡시청)이 메달 문턱인 8강에서 좌절한데 이어 사흘째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또 한국 배드민턴 혼합복식의 '골든 듀오' 김동문-라경민조는 준준결승에서 요나스 라스무센-리케 올센(덴마크)조에 0-2로 충격적인 패배를 안았다.
그러나 한국 남자 핸드볼은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수문장 한경태의 선방과 왼손거포 윤경신과 이재우(이상 7골)의 맹활약에 힘입어 지난대회 챔피언 러시아를 35-32로 따돌렸다.
지난 14일 스페인에 1점차로 석패했던 한국은 이로써 1승1패를 기록, 8강 진출 전망을 밝게했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 여자농구는 B조 예선리그 2차전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73-81로 무너져 2패를 안으며 B조 6개팀 가운데 4개팀이 올라가는 8강 토너먼트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국은 최강인 미국과 3차전을 벌이는데다 뉴질랜드보다 전력이 앞서는 체코, 스페인과의 경기가 남아 있어 전패 우려까지 낳고 있다.
또 한국 남자 하키도 A조 스페인과의 1차전에서 유효식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키지 못해 1-1로 비겼다.
[사격 女트랩 동메달 이보나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건 이보나(23·상무)는 현역 육군 중사로 변경수 사격대표팀 감독이 대회 전 '비밀병기'로 꼽았던 사수.
전남 신안 암태도 출신인 이보나는 국내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제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그는 지난해 9월 세계클레이사격선수권대회 더블트랩에서 105점(120점 만점)을쏴 7위에 올랐는가 하면 같은 해 10월 벌어진 월드컵파이널에서도 7위를 차지하는등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왔다.
놀라운 것은 주종목이 더블트랩인데도 트랩에서 깜짝 메달을 획득한 것.
이보나의 트랩 국제대회 성적은 지난해 6월 그라나다월드컵 42위, 9월 세계선수권 37위 등으로 신통치 않았다.
광주 서광여중(현 서광중) 1학년 때 사격에 입문한 뒤 전남여고를 거칠 때까지는 공기소총 선수였지만 상무에 입단하면서 트랩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집중력도 그렇지만 순발력이 뛰어나 클레이 사격에 적합하다는 주위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생활 중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소속팀 박철승 감독 등을 꼽은 이보나는특히 대표팀에서 변경수 감독의 지도를 받은 뒤 기량이 한층 성숙해졌다.
대회 직전 “결과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자신은 있다. 국내 선수보다 외국 선수들이 편하다”고 출사표를 던졌던 이보나는 수산업을 하는 이상섭(55)씨와 최유진(46)씨의 2남1녀 중 둘째이고 취미는 독서.〈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