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기적같은 동점 드라마를 연출하며 올림픽 8강 진출의 쾌거를 일궈냈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테살로니키 카프탄조글리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골 차로 뒤지던 후반 조재진의 헤딩 연속골과 상대 자책골로 말리와 극적인 3-3 무승부를 기록해 준준결승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이로써 1승2무(승점 5)로 말리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뒤져 조 2위로 8강행을 확정, 오는 22일 오전 3시 테살로니키에서 B조 1위와 4강 진출을 다툰다.
후반 12분까지 0-3으로 뒤져 탈락 일보 직전의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축구가 거짓말같은 기사회생의 드라마를 펼치며 조별리그 도입 이후 사상 첫 올림픽 8강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한판이었다.
한국축구가 올림픽 8강에 진출한 것은 한 경기만 이기고 8강에 올랐던 48년 런던올림픽 이후 무려 56년 만에 처음이다.
김호곤호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밤잠을 설치며 한국축구의 올림픽 메달 신화를 염원한 고국 팬들에게 자력 8강 진출이라는 짜릿한 선물을 선사했다.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한국의 출발은 너무나 불안했다.
한국은 전반 7분 스리백 라인이 채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리의 드머레인 트레오레에게 찔러준 스루패스에 수비 벽이 무너졌고 테네마 은디아예가 무인지경에서 볼을 낚아채 먼저 네트를 갈랐다.
은디아예가 트래핑할 때 볼이 왼팔에 분명히 닿았으나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말리는 전반 24분 무사 쿨리발리의 프리킥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온 뒤 은디아예가 리바운드된 볼을 왼발로 강하게 차넣어 스코어를 2골차로 벌렸다.
좀처럼 공격의 물꼬를 트지 못한 한국은 후반 10분 다시 은디아예에게 문전 돌파를 허용하며 3골째를 내줘 0-3으로 몰렸다.
이 때까지 멕시코가 그리스를 1-0으로 앞서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한국은 8강문턱에서 어이없이 좌절할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낸 것은 '김호곤호 황태자' 조재진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결정적인 헤딩골 기회를 골키퍼 선방으로 날린 조재진은 후반 12분 골지역 정면에서 김동진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슛으로 꽂아넣어 만회의 불씨를 살렸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2분 뒤 김동진이 다시 왼발로 감아올린 크로스를 조재진이 비슷한 위치에서 다시 솟구친 뒤 전광석화같은 헤딩 슛을 때렸고 볼은 세차게 골망을 흔들어 순식간에 스코어를 2-3으로 만들고 한 골차로 따라붙었다.
한국의 8강 진출을 결정지은 동점골은 행운의 여신이 만들어줬다.
김두현과 교체돼 들어간 최성국이 후반 19분 왼쪽 측면을 질풍 드리블로 돌파한뒤 올린 크로스를 말리 수비수 아다마 탐부라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골망에그대로 꽂혀 3-3 동점이 된 것.
한국은 종료 9분 전 말리의 공세에 골포스트를 맞는 위기를 맞았으나 이어진 골찬스를 김영광이 선방으로 잘 막아내 귀중한 8강 티켓을 어렵게 지켜냈다.
같은 시간 볼로스에서 열린 같은 조 경기에서는 멕시코가 라파엘 마르케스와 오마르 브라보(2골)의 골로 그리스를 3-2로 이겼으나 1승1무1패로 한국에 뒤져 탈락했다.〈연합〉
◆18일 전적 △남자축구 A조 조별리그 한국 3-3 말리 멕시코 3-2 그리스 ▲동 순위= 1.말리 2.한국(이상 1승2무.골득실차) 3.멕시코(1승1무1패) 4.그리스(1무2패) △동 B조 아르헨티나 1-0 호주 튀니지 3-2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동 순위= 1.아르헨티나(3승) 2.호주 3.튀니지(이상 1승1무1패.골득실차) 4.세르비아몬테네그로(3패)
<올림픽> 조재진, 새 해결사 부상
영웅이 떴다.
한국의 차세대 스트라이커 조재진(시미즈)이 밤잠을 설친 온 국민의 깊은 탄식을 일시에 환호와 탄성으로 바꾼 감동 드라마를 연출했다.
조재진은 18일(한국시간)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열린 2004아테네올림픽축구 A조 조별리그 말리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0-3으로 뒤져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위해 1년7개월간 흘린 김호곤호의 땀이 수포로 돌아가는 듯 했던 후반 12분과 14분 잇따라 헤딩골을 작렬, 한국의 자력 8강을 견인했다.
이날 만큼은 어떤 찬사를 늘어놓아도 부족할 만큼 그는 한국의 구세주임에 틀림없었다.
앞선 그리스와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득점포가 침묵했던 조재진은 후반 12분 김동진의 자로잰듯한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넣은데 이어 2분 뒤 비슷한 장소에서 김동진이 올린 센터링을 역시 같은 위치에서 머리로 강하게 꽂아넣은 것.
무엇인가에 홀린 듯 맥없는 플레이속에 소나기골을 허용, 0-3으로 뒤지고 있을때만 해도 온 국민은 깊은 절망감에 빠져있었다.
같은 시간 멕시코가 그리스에 1-0으로 리드하던 상황이어서 이대로 주저앉을 경우 멕시코에 8강 티켓을 내줄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처지올림픽>
<올림픽> 축구 기적의 8강.. '내친김에 메달'
입력 2004-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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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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