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가 간판 스타 김도훈의 결승골로 적지에서 짜릿한 승전보를 전했다.

K리그 3연패에 빛나는 성남은 2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잘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이성남의 선제골과 김도훈의 결승골, 장학영의 쐐기골로 홈팀 알 이티하드(사우디)를 3-1로 격파했다.

성남은 이로써 다음달 1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1골 차나 0-2로 지더라도 우승컵을 거머쥐게 되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1만6천여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주·부심의 편파적인 판정을 딛고 적지에서 거둔 귀중한 승리였다.

김도훈-두두-이성남을 공격 삼각편대로 내세운 성남은 초반부터 강공으로 나온 이티하드의 기세에 눌려 수세에 몰렸다.

전반 초반 위기를 주전 골키퍼 김해운 대신 나온 양영민의 선방으로 넘긴 성남은 전반 2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귀화용병 이성남은 하프라인을 넘어서 볼을 잡자마자 드리블로 수비수들을 제친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 1명을 왼쪽으로 꺾어 완전히 제치고 왼발 인프런트슛을 날렸고 볼은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린 뒤 골문 안으로 튕겨 들어갔다.

이티하드는 그러나 2분 뒤 오른쪽 코너킥을 레다 타크르가 헤딩으로 꽂아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성남은 이후 전광진, 도재준이 중거리 슛으로 공세를 폈으나 전방의 김도훈, 두두에게 볼이 제대로 배급되지 못해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이란 주심은 이티하드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편파 판정으로 성남의 공격 흐름을 끊었고 성남은 수차례 문전 프리킥과 코너킥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성남에 승리의 서광을 비춘 히어로는 '폭격기' 김도훈이었다.

김도훈은 후반 35분 골키퍼 양영민이 길게 내찬 볼이 이티하드 수비수의 머리를 스치고 문전으로 흐르자 침착하게 바운드를 맞춘 뒤 벼락같은 왼발 논스톱슛을 날려 이티하드의 네트 오른쪽을 깨끗하게 갈랐다.

김도훈은 대회 9골로 동료 이성남(8골)을 제치고 득점랭킹 단독선두로 나서 아시아 득점왕을 예약했다.

2분 뒤 이티하드의 중거리슛이 골 포스트를 맞고 나와 가슴을 쓸어내린 성남은 후반 45분 역습에 가담한 장학영이 골키퍼와 1대 1로 맞서며 왼발 인사이드슛으로 3번째 골을 낚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차경복 감독은 경기 뒤 “무승부 또는 1골차 승리를 생각하고 원정길에 나섰는데 3-1로 이겨 기분이 좋다. 상대는 후반 체력적인 문제를 보였고 실수도 잦았다”며 “변수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 챔피언이 됐다고 속단할 수 없으며 홈경기에서는 승리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