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체육특기생으로 활약하는 동안 선수들은 수많은 내면적 갈등과정을 겪게 된다. 이러한 심리적 갈등은 때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무단이탈 또는 집단이탈 등으로 표출되어 대학 관계자들과 지도자를 당혹케하며 특히 저학년의 경우에는 한 순간의 감정폭발로 인하여 부모 또는 지도자의 간곡한 설득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학교를 중도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대학 신입생과 고교 3년은 나이로는 단 1년의 차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내·외적인 환경적, 제도적 차이에 직면하게 된다. 대학 신입생들이 겪는 환경적 변화에 대한 갈등은 선수로서의 성장과정에 필연적인 것이다. 예를 들면 거의 모든 종목의 고교 선수들은 합숙소에서 선수들끼리 공동생활을 한다. 공동생활에서 선후배의 ‘규율’은 당연히 존재하며 군대처럼 엄격히 준수되어 숙소생활이나 일반생활에서 고3은 당연히 최고참 대우를 받는다. 자신들이 저학년 때 그랬듯이 선배들은 훈련이나 생활에서 후배들의 '수발’을 받으며 ‘꽃방석’ 생활을 한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면 고3때의 편안한 생활과는 판이하게 다른 환경에 직면한다. 대학은 4년제이고 신입생은 선후배 서열의 맨 아래에서 또 다시 힘든 공동생활을 해야만 한다.
이러한 공동생활에서의 스트레스와 함께 대학의 저학년은 선수로서의 자신의 위치에 대한 고민과 불투명한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대학에 입학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고교시절에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선수이다. 그러나 어느 종목에서나 고등부와 대학부의 경기수준 차이는 매우 크다. 따라서 일부 몇 명의 우수선수를 제외하고는 대학에 입학해서 선배들을 제치고 바로 주전으로 시합에 출전하기는 어렵다. 훈련은 힘들고, 합숙소에서 허드렛일을 해야 하고, 선배들 ‘수발’하고, 개인생활의 자유는 한정되어 있고, 시합 때는 후보선수로서 벤치에 앉아 눈치를 봐야하는 생활이 지속되면 스스로를 성인이라고 생각하는 대학선수로서는 참기 힘든 스트레스로 수많은 심리적 갈등을 느낀다.
대학에서 체육특기자에게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수업에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는 것은 단지 지식만을 습득시키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 수업에 참여하여 일반학우들과 교분을 쌓고, 학교행사에 참여하여 소속감과 일체감을 느끼고, 대학생으로서 성인으로서 자기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일반학생들을 통하여 자신을 느끼고 서로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스스로가 서있는 위치를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대학의 체육관계자와 현장 지도자들은 선수들에게 종종 “선수이기 이전에 학교의 학생이다”라고 강조하며 학생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체육특기자가 선수로서 학생으로서 운동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선수들이 혈기왕성한 젊은 대학생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지도자의 ‘넉넉한 마음’에서 시작되어야한다. /성균관대 체육실장
[엄한주의 학원체육] 체육특기생 운동과 대학생활
입력 200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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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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