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아컵축구 한국-북한전에서 한국 김상식(뒤), 북한 김철호(7), 박성관(25)이 헤딩볼을 다투고 있다. 〈연합〉
 한국국가대표팀이 12년만에 벌어진 남북대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4일 오후 8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5동아시아연맹(EAFF)축구선수권대회 2차전에서 주도권을 잡고 공세를 펼쳤지만 북한의 밀집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해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2무를 기록한 한국(득1, 실1)은 중국(득3, 실3)과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밀려 3위로 내려앉은 반면 북한은 1승1무(승점 4)로 단독선두로 나섰다.
 이에 따라 우승컵의 주인은 오는 7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갖는 한국-일본, 북한-중국의 경기결과에 따라 가려지게 됐다.

 지난 93년 10월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한국 3-0 승) 이후 12년만에 남북대결을 펼친 한국은 이날 무승부로 북한과의 역대 A매치 상대 전적 5승3무1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본프레레호는 중국과의 1차전에 이어 이날도 골 결정력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무승부에 그쳐 2연패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한국은 전반 13분 이천수가 오른쪽 코너킥으로 올려준 볼을 김진규가 달려들며 헤딩, 골대 위로 살짝 벗어났고 이어 27분 프리킥을 얻어낸 이천수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직접 슈팅했으나 빗나갔다.
 한국은 42분 이천수가 페널티 오른쪽에서 왼쪽 깊숙이 크로스해준 볼을 정경호가 아깝게 맞추지 못해 아쉬운 찬스를 놓쳤다.

 후반 한국은 13분께 역습상황에서 북한의 최웅천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강하게 오른발슛, 골대로 빨려드는 볼을 이운재가 펀칭해 실점위기를 모면했다.
 이어 한국은 21분 정경호가 수비수를 제치고 왼쪽 측면 돌파로 골대 앞으로 올려준 볼을 이동국이 헤딩했으나 아쉽게 벗어나며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놓쳤다.

 25분에는 이동국의 오른발 터닝슛을 북한 골키퍼 김명길이 잡다 놓쳤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29분 이천수를 빼고 최태욱을 투입해 승부수를 노렸지만 오히려 북한에 두 차례나 프리킥을 허용, 위기 상황을 맞기도 했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한국 낭자들이 박은정의 결승골에 힘입어 아시아 최강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15년만에 만리장성을 무너뜨린 데 이어 90년 아시안게임(0-7) 패배 이후 처음 북한을 꺾은 한국은 이로써 2연승으로 선두를 내달려 6일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자력 우승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